박인비가 롯데 챔피언십 1라운드 8번홀에서 아이언 샷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박인비(30·KB금융그룹)가 메이저대회 연장전 패배의 아쉬움을 딛고 통산 20승 사냥을 향해 다시 시동을 걸었다.
박인비는 1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카폴레이의 코올리나GC(파72·6,397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총상금 200만달러) 1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1개로 3언더파 69타를 쳐 공동 5위를 달렸다. 단독 선두에 나선 세계랭킹 1위 펑산산(중국·5언더파)과는 2타 차.
박인비는 지난 3일 끝난 시즌 첫 번째 메이저대회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페르닐라 린드베리(스웨덴)와 8차까지 가는 ‘1박2일’ 연장전 끝에 준우승했다. LPGA 투어 통산 20승을 메이저 트로피로 장식할 기회가 무산돼 팬들의 허탈감도 컸다. 하지만 이어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첫날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시즌 2승째이자 통산 20승에 재도전할 토대를 쌓았다. 린드베리가 이날 2언더파 공동 11위에 자리해 박인비는 리턴매치 첫날 판정승도 거뒀다. 박인비는 바람 속에서 경기 중반까지 좀체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5번홀(파5) 그린 밖에서 친 5m 남짓한 세 번째 샷을 홀에 집어넣어 첫 버디를 잡았으나 그린을 놓친 6번홀(파4) 보기로 맞바꿨다. 한동안 제자리걸음을 하던 박인비는 13번홀(파5)부터 기세를 올렸다. 세 번째 샷을 핀 1m 거리에 붙여 언더파 스코어를 만든 뒤 14번(파5)과 15번홀(파4)에서도 버디 퍼트를 떨궈 3연속 버디를 엮어냈다.
한국 선수 중에는 강혜지(28)가 4언더파 공동 2위로 가장 높은 순위에 올라 펑산산을 1타 차로 추격했다. 2009년부터 LPGA 투어에서 뛴 강혜지는 아직 우승이 없어 2014년 10월 레인우드 클래식 등 세 차례 공동 3위에 오른 게 최고 성적이다. 브룩 헨더슨(캐나다)과 마르티나 에드베리(스웨덴)가 강혜지와 공동 2위에 나란히 섰다.
‘맏언니’ 지은희(32·한화큐셀) 역시 박인비와 같은 공동 5위로 순조롭게 출발했다. 지은희는 지난해 타이완 챔피언십 제패로 8년 만의 우승 가뭄에서 벗어난 뒤 지난달 KIA 클래식에서 LPGA 투어 통산 4번째 우승을 보태며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국내파’ 김지현(27·롯데)도 1언더파 공동 15위로 선전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통산 3승의 김지현은 8일 제주에서 끝난 KLPGA 투어 롯데렌터카 여자오픈 우승자 김지현(27·한화큐셀)과는 동명이인이다. 2017년 롯데렌터카 여자오픈 우승자 자격으로 출전한 2017시즌 KLPGA 투어 상금왕 이정은(22·대방건설)은 4오버파 공동 94위로 첫 발걸음이 무거웠다.
유소연(28·메디힐)과 이일희(30)가 공동 22위(이븐파), 2015년 이 대회 챔피언 김세영(25·미래에셋)과 지난해 준우승자 전인지(24·KB금융그룹)는 나란히 공동 49위(2오버파)에 자리했다. 지난해 신인왕과 상금왕을 석권한 뒤 올 들어 주춤하고 있는 박성현(25·KEB하나은행)은 트리플보기와 더블보기 1개씩(버디 2, 보기 2개)을 범하며 5오버파로 144명 중 공동 109위에 처졌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