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2일 4·27 남북정상회담 이후 북한에 우호적인 여론에 대해 “다음 대통령은 김정은이가 될지 모르겠다”며 “세상이 미쳐가고 있다”고 개탄했다. 홍 대표의 잇단 정상회담 비판 발언은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보수층 결집을 위한 전략적 판단으로 분석된다.

홍 대표는 경남 창원에서 열린 지방선거 경남 지역 필승결의대회에서 “되지도 않은 북핵폐기를 다 된 것처럼 선동하고, 포악한 독재자가 한 번 웃었다고 신뢰도가 77％까지 올라간다”며 이 같이 비판했다. 홍 대표는 “한 번 속으면 속인 놈이 나쁜 놈이요, 두 번 속으면 속은 사람이 바보고, 세 번 속으면 공범이 된다”며 한반도 비핵화를 언급한 판문점 선언을 평가절하했다. 홍 대표는 “남북정상회담을 할 때 김정은에게 USB를 전달했는데 그 속에 북한 경제 부흥 대책이 들어가 있다고 한다”며 “자기 가족은 거리에 나앉게 생겼는데 이웃집 강도만 보살핀다. 그것은 가장이 아니다”라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독설을 쏟아냈다. 이어 “내 국민을 힘들게 하고, 중산층과 서민을 궁지에 내몰면서 어떻게 북한 경제를 살리겠다는 주장을 할 수 있나”라고 따져 물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한반도 신(新)경제 구상 관련 자료 등이 담긴 USB를 전달한 바 있다. 홍 대표는 “북한 노동신문에서 ‘홍준표는 역적패당의 수괴’라고 연일 욕질을 하고 있고, 남쪽의 민주당, 바른미래당, 정의당, 민주평화당과 일부 어용 언론들도 한마음으로 홍준표를 욕하고 있다”며 “이 정도 되면 남과 북에서 홍준표가 제일 유명한 인물이 됐다”고 자평했다. 그는 최근 정상회담 결과를 비난하는 자신의 발언에 대한 당내 반발을 의식한 듯 “요즘 와서는 극히 일부 잔박(잔류 친박근혜)들도 여기에 동조하고 있다. 정치하기 힘들다”며 “옆 사람이 장에 간다고 거름을 지고 장에 따라가는 정치를 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