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가 화북법인 매각에 이어 화동법인 매각도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다. 중국 내 최대 법인인 화동법인 매각이 마무리되면 사실상 롯데마트는 중국에서 완전 철수하게 된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중국 롯데마트 화동법인 매각을 위해 중국 리췬그룹 등 현지 중국 기업과 막바지 매각 조율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롯데와 리췬그룹이 중국 현지에서 막바지 가격 협상 중”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지주는 지난달부터 화동법인 매각을 위해 매수자들과 가격 협상 등 세부 조건을 논의하고 있다. 중국 내 매수자 측은 연초 지나치게 낮은 인수가를 제시해 매각 협상이 지지부진했지만 최근 순조롭게 가격 협상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태국 CP그룹 등 여러 기업이 매수 의사를 타진했지만 서류 검토에 그쳤고 리췬그룹 등 3~4개사만 현장실사에 들어갔었다. 리췬그룹은 칭다오에서 1933년 설립된 유통전문회사로 지난해 기준 연 매출은 약 1조7,800억원이다. 칭다오시 정부가 밝힌 지난해 칭다오 내 100대 기업 중 10위권 안에 들어간다.

화동법인의 매각이 시작될 경우 롯데는 산둥성 내 칭다오 매장을 가장 먼저 매각할 예정이다. 화동법인은 상하이·저장성·산둥성 등 중국의 동부 지역을 총괄한다. 롯데마트와 롯데슈퍼는 중국 내 112개 매장이 있다. 화동법인은 74개 매장을 관할하는 중국 최대 롯데마트 법인이다. 일각에서는 중국 내 최대 유통업체 중 하나인 화롄BHG도 뒤늦게 롯데마트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화롄BHC는 중국에 약 146개의 매장을 확보하고 있다. 모기업이 연매출 122조원에 달하는 중국 초대형 유통업체인 화롄그룹으로 중국 전역에 2,400여개의 대형마트를 보유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롯데마트는 중국 화북법인 내 마트와 슈퍼마켓을 중국 유통사 우메이에 매각했다. 총 매각 금액은 2,560억원이다. 중국에서 가장 많은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화동법인 매각이 성공하면 사실상 롯데마트는 중국에서 완전 철수에 이른다는 평가다. IB 업계 관계자는 “중국 철수 후 롯데 측은 베트남에 사실상 전력을 기울일 방침”이라고 전했다.

롯데마트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 당국의 영업금지 등 보복으로 지난해 매출이 급감했다. 2015년 1조3,310억원에 달했던 중국 법인 매출액은 지난해 2,630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사드 보복 이후 롯데마트는 일부 매장의 영업이 중단되면서 매달 1,000억원 규모의 손실을 입었다. 지난해와 올 초 손실액만도 1조원 안팎인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와 올해 베이징과 산둥·우한 지역 여행사들에 한국행 단체 관광을 허용하는 등 사드 완화 기조를 보이고 있으나 롯데 관련 제재는 여전히 진행 중이어서 사실상 중국 내 사업이 불가능하다는 평가다.
/박호현기자 greenligh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