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인 ‘북극성 2형’의 지상 시험용 발사대를 폐기, 군 당국이 의도 분석에 나섰다. 북한이 미사일 전력 동결에 나섰다는 성의 표시라는 분석과 함께 아직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해석이 엇갈린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북한이 지난달 둘째 주부터 평앙북도 구성시 이하리의 미사일 시험장 내 시설물에 대한 파괴작업을 시작해 19일께 완료했으며 육상 사출시험 시설인 ‘테스트 스탠드’(시험용 발사대)가 사라졌다고 6일(워싱턴 현지시간) 보도했다.
정보당국 관계자는 7일 “한미 양국은 북한의 관련 동향을 추적 감시해왔다”며 “시험용 발사대를 없앤 것은 맞다”고 밝혔다. 그는 “이 발사대는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한 지난달 24일에 앞서 없어진 것으로 파악된다”고 덧붙였다. 2000년대 초부터 가동된 북한 이하리 미사일 시설은 2014년 무렵 미사일 종합시험장으로 확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1’을 지상 발사용으로 개조한 ‘북극성 2형’을 여기서 개발했다.
작년 2월 12일 사거리 2,500~3,000㎞로 추정되는 신형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인 북극성 2형을 시험 발사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당시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의해 발사가 이뤄졌다. 북한은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기에 앞서 이번에 폐기한 시험용 발사대를 이용해 엔진 사출시험 등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상에 고정된 이 시험용 발사대 높이는 북극성 2형(길이 9m)보다 약간 긴 것으로 전해졌다.
북극성 2형을 발사대에 고정해놓고 여러 가지 시험을 해온 것으로 군과 정보당국은 보고 있다. 특히 엔진을 점화시켜 추력을 점검하는 실험을 집중적으로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군과 정보당국은 북한의 북극성 2형 시험용 발사대 폐기 의도에 대해 정밀 분석을 하고 있다.
38노스는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와 더불어 북한의 핵·미사일 동결에 대한 진지한 태도를 드러내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정보당국의 한 관계자는 “북한이 시험용 발사대를 없앤 의도가 38노스 분석과는 다를 수도 있어 정밀 분석이 필요하다”며 “폐기된 발사대 주변의 건물 등은 그대로 있기 때문에 의도를 단정해 분석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은 TEL을 이용해 북극성 2형을 발사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이상 지상 시험 발사대는 더는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며 “그렇다고 해도 핵실험장을 폐기한 시점 등과 맞물려 있는 것을 보면 특정한 의도에 따른 것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권홍우기자 hong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