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송 리스크' 장기화하나

회장단, 해임 대신 자진사퇴 권고
宋은 거부…내달 이사회 안건 상정

최저임금에 상여금과 숙식비의 일부를 산입하는 문제를 두고 국회와 노동계·한국경영자총협회 내부에서 잡음을 일으킨 송영중 상임부회장을 둘러싼 혼란이 계속될 분위기다. 손경식 경총 회장(CJ 회장)에 이어 전국 4,300여개 회원사를 대표하는 회장단도 자진사퇴를 권고했지만 송 부회장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사용자의 입장을 대변했던 경총이 내홍에 휩싸이면서 노사문제에서 기업 목소리가 급격히 위축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17일 경총과 회원사에 따르면 회장단은 송 부회장에게 자진사퇴를 권고한 뒤 기다리는 상황이다. 손 회장은 지난 12일 송 부회장을 직무에서 배제시키는 조치를 내렸다. 이후 15일 서울 장충동 서울클럽에서 송 부회장의 거취를 결론 내기 위해 회장단 회의를 열었지만 해임이 아닌 자진사퇴를 권고했다. 송 부회장은 이 자리에 나와 최근 내홍에 대해 적극 소명했고 자진사퇴를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강하게 전달했다. 송 부회장은 지난 5월 “상여금과 숙식비 일부를 최저임금에 산입하는 내용을 국회가 아닌 노사정이 참여하는 최저임금위원회에서 결정해야 한다”며 양대 노총의 주장에 동조해 파문이 일었다. 결국 경총은 하루 만에 입장을 번복, 국회에서 관련 법 개정안을 처리했지만 노동계가 반발하며 노사정 회의에 불참하는 등 파장은 진행 중이다.

하지만 회장단마저 해임이 아닌 자진사퇴를 권고하면서 이제 송 부회장 문제는 전체 회원사의 입장을 들어야만 결론이 나게 됐다. 경총은 긴급 이사회 대신 다음달 초 열리는 정기 이사회에서 140여개 회원사의 의견을 물어 송 부회장 문제를 안건으로 확정, 400여개사가 참여하는 총회에서 처리할 계획이다. 총회는 과반의 회원사가 출석하고 절반 이상 찬성하면 안건이 처리된다. 오는 7월까지 손 회장과 송 부회장의 불편한 동거가 이어지는 셈이다. 한 회원사 관계자는 “사퇴할 마음이 없다는데 자진사퇴를 권고한 이상한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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