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여고생 실종 엿새, '아빠친구'는 왜 용의자로 지목됐나

사진=연합뉴스

전남 강진에서 아빠 친구에게 아르바이트 자리를 소개받는다며 집을 나간 여고생의 행방이 엿새째 묘연하다.

유력 용의자인 아빠 친구는 실종 다음날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용의자의 거주지와 실종 여고생의 휴대폰 마지막 위치 부근 야산을 수색하고 있지만 아직 단서가 발견되지 않아 애를 먹고 있다.

강성복 전남지방경찰청장은 20일 “실종된 A(16·고1)양과 만나기로 했던 B(51)씨의 행적을 수사한 결과 상당한 의도와 목적이 있는 것으로 판단돼 용의자로 보고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B씨는 실종 일주일 전 A양의 학교 근처에서 A양을 우연히 만나 아르바이트를 시켜주겠다고 제안했다. 이 자리에서 B씨는 “알바하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는 절대 말하지 말라”고 말했다.

B씨는 A양과 만나기로 한 시간대 A양의 집과 600m 떨어진 곳 CCTV에 찍혔다, B씨의 승용차는 도암면 지석마을로 들어가 2시간이 흐른 뒤 마을을 빠져나왔고 오후 5시 35분경 강진읍의 집에 도착했다.

당시 B씨의 차는 짙게 썬팅돼 동승자 여부를 알 수 없었고, 그는 휴대전화를 자신의 가게에 두고 외출했다. 승용차 블랙박스 연결선을 뽑아 녹화를 차단했다.


집으로 돌아온 후 B씨는 집 인근 CCTV에 의류로 추정되는 물건을 불태우고, 세차 하는 모습도 촬영됐다.

달아나는 강진 실종 여고생 ‘아빠 친구’ (사진=연합뉴스)

의심스러운 순간은 마지막까지도 계속됐다. 밤까지 돌아오지 않은 A양을 걱정한 어머니가 B씨의 집을 찾아왔을 때 그는 가족들에게 “불을 켜지 말라”며 뒷문으로 도망쳤다.

이후 A양 어머니는 경찰관인 친척에게 A양이 귀가하지 않은 사실을 알렸고 “직접 신고해 당장 위치 추적 등을 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에 17일 오전 0시 57분에 경찰 112 종합상황실에 신고했다.

경찰은 A양 어머니의 신고 내용을 토대로 B씨의 행방을 추적했지만, 그는 신고 6시간여만인 17일 오전 6시 17분경 집 근처 철도 공사 현장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B씨가 A양에게 연락한 기록이나 직접 만난 증거는 확보하지 못했다. 그러나 위와 같은 정황 증거들을 토대로 B씨를 실종 사건 용의자로 보고 있다.

뚜렷한 물증이 나오지 않으면서 A양의 행방은 아직 묘연하다. 경찰은 B씨의 집 주변과 A양의 휴대폰이 마지막으로 켜진 야산 일대를 수색했지만 흔적을 찾지 못한 채 닷새째를 맞았다.

강 청장은 “B씨 주거지와 가게, 차량을 수색했지만 A양의 흔적은 나오지 않았다. 차 안 유류품 80여점에 대해 정밀 감식을 의뢰했다”며 “마지막 휴대전화 신호가 잡힌 도암면 일대를 집중 수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진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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