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의 주가 상승세가 무섭다. 최근 잠시 숨 고르기를 하고 있지만 올해 들어서만 3배 가까이 주가가 뛰었다. 주 종목인 의류 사업 실적이 호조를 보이고 그동안 투자에 비해 효과가 미미했던 화장품 사업마저 본궤도에 올라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하반기 신규 면세점 오픈 등 본격적인 유통망 확대 효과로 2·4분기에는 1·4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넘어서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전 거래일과 같은 19만4,500원에 장을 마쳤다. 올해 7만3,800원으로 출발한 주가와 대비해 3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6%가량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주가 상승세는 더욱 돋보인다. 증권업계에서는 주가 급등에 따른 피로감이 있다면서도 하반기 호재로 추가 상승 여지가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주가 상승을 이끈 원동력은 화장품이다. 화장품 브랜드인 ‘비디비치’의 월 매출이 3월 이후 100억원을 넘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친환경 색조 메이크업 브랜드 ‘아워글라스’의 국내 판권을 확보하기도 했다. 지금까지의 급격한 성장에는 면세점 입점과 중국 내 브랜드 파워 상승의 영향이 컸지만 최근 들어서는 제품력 상승과 신제품 출시 효과로 내수 매출도 의미 있게 성장 중인 것으로 분석된다.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유통망 확장에 따른 수혜도 기대된다. 이미 지난 4월 동화면세점과 SM면세점에 추가 입점했고 오는 7월과 9월에는 신세계면세점 강남점과 현대면세점 강남점 등 신규 면세점에도 입점할 것으로 점쳐진다. 신세계면세점이 인천공항 1터미널 DF1 사업권을 따낸 덕분에 신세계인터내셔날 화장품 브랜드의 노출도는 더욱 높아질 수 있다. 신세계그룹의 화장품 전문점인 시코르(CHICOR) 역시 출점을 지속하고 있어 화장품 브랜드의 수혜가 기대된다. 시코르는 2016년 말 대구에 첫 점포를 오픈한 이래 지난해까지 6개점을 출점했고 올해 들어서는 상반기에만 6개점을 오픈했다. 전방(유통)과 후방(제조)의 완전한 수직계열화를 통해 양적·질적 성장을 모두 꾀하는 단계에 진입한 점을 고려할 때 현재까지 확인된 화장품 사업의 고성장은 서막에 불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비디비치의 월 매출이 100억원 이상을 꾸준히 유지 중”이라며 “하반기에는 신규면세점 오픈 등 본격적인 유통망 확대 효과로 매출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매출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의류 사업 역시 내수에 집중하고 있어 구조적인 외형 성장은 어렵지만 특유의 브랜드 경쟁력과 운영 역량으로 마진이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누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2·4분기 해외의류·국내의류·톰보이의 합산 영업이익은 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배 가까이 증가할 것”이라며 “2·4분기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전 사업 부문이 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화장품을 통한 폭발적인 수익성 향상이 기대돼 상장 이래 최대 분기 영업이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주가 상승에 따른 피로감도 우려되지만 하반기 면세점 추가 출점이 예상되는 만큼 채널 확대로 인한 주가 상승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실적에 부합해 주가 역시 급등해 피로감이 있다”면서도 “하반기에 시내 면세점 추가 출점이 예정된 만큼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채널 확대 여지가 남아 있어 긍정적”이라고 내다봤다.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