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알렉산드르 골로빈(왼쪽)과 크로아티아의 루카 모드리치. /AFP연합뉴스
아르헨티나에 굴욕을 안긴 크로아티아와 스페인을 넘은 러시아가 4강 전쟁을 벌인다.
크로아티아와 러시아는 8일 오전3시(한국시각) 소치 피시트 스타디움에서 2018러시아월드컵 8강전을 치른다. 크로아티아는 조별리그에서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의 아르헨티나를 3대0으로 돌려세운 팀이다. 16강에서는 덴마크를 승부차기로 꺾었다. 러시아는 16강에서 2010남아공월드컵 챔피언 스페인을 ‘5백’ 수비 전술로 괴롭히다 승부차기로 눌렀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0위(크로아티아)와 70위(러시아)의 대결. 객관적 전력에서는 당연히 크로아티아가 앞선다. 1998프랑스월드컵 3위에 오르며 돌풍을 일으켰던 크로아티아는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 마리오 만주키치(유벤투스), 이반 라키티치(FC바르셀로나), 이반 페리시치(인테르밀란) 등 쟁쟁한 빅리거들을 앞세워 20년 전의 영광을 재연하려 한다.
러시아는 랭킹을 의미 없게 만드는 무서운 기세로 구소련 시절의 강력했던 모습에 다가서고 있다. 역대 최고 성적인 1966잉글랜드월드컵 4위 이상을 선수들과 국민은 염원하고 있다. 러시아 키 플레이어인 알렉산드르 골로빈(CSKA모스크바)은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는 느낌을 선수단 전원이 받고 있다”고 했다. 러시아는 지치지 않는 체력과 단순하지만 거침없는 공격 작업으로 신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외신들은 지금의 러시아를 2002한일월드컵 당시의 한국 대표팀과 자주 비교한다. ‘발칸전사’ 크로아티아마저 넘고 한국의 4강 신화와 어깨를 나란히 할지 지켜볼 만하다.
러시아 수족관의 돌고래들은 러시아의 3대1 승리를 점찍었다. 조련사가 두 나라 국기가 그려진 원반을 던지면 두 마리 돌고래가 동시 출발해 입에 물고 오는 방식으로 이벤트를 진행한 것. 처음에는 러시아와 크로아티아 원반을 각각 문 두 마리가 동시에 들어왔고 두 번째와 세 번째 시도에서는 러시아 국기를 택한 돌고래가 먼저 돌아왔다.
한편 크로아티아는 덴마크와 16강에서 FIFA 스폰서가 아닌 음료를 노출했다는 이유로 FIFA로부터 7만스위스프랑(약 7,900만원)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선수들은 FIFA 공식 후원사인 코카콜라의 제품이 아닌 다른 업체의 음료를 마셨다. FIFA는 “이는 명백한 앰부시(매복) 마케팅”이라고 지적했다. 앰부시 마케팅은 공식 후원사가 아닌 업체들이 간접적으로 자사 광고나 판촉 활동을 하는 것으로 FIFA는 이를 엄격히 금지한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