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대출자 170만명 줄고 장기연체자 310만명 빚 탕감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26일 서울 중구 서민금융진흥원을 방문해 서민금융 지원대책 성과와 추진현황을 점검하는 간담회를 열기에 앞서 한 시민을 만나 얘기를 듣고 있다. /사진제공=금융위원회

법정 최고금리 인하로 고금리를 내는 대출자 수가 지난 5월 기준 171만명 감소했다. 또 금융사와 대부 업체 등이 갖고 있던 소멸시효완성채권 30조원을 소각해 310만명의 장기 연체자가 빚을 탕감받았다.

금융위원회는 2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주요 서민금융 지원대책 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서울 중구 서민금융진흥원을 방문해 문재인 정부의 서민금융 지원대책 성과와 추진현황을 점검하기 위해 현장 실무자 및 정책 대상인 시민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최 위원장은 “최고금리 인하, 시효완성채권 소각 등이 (서민금융 정책의) 1단계 조치였다면 이제는 정책성 상품과 신용회복위원회의 시스템적 채무조정을 통해 이 조치들을 금융시스템에 내재화하는 ‘2단계’ 조치가 필요하다”며 향후 서민금융 정책 방향을 밝혔다.


금융위는 앞서 올 2월 서민금융 지원의 일환으로 법정 최고금리를 27.9%에서 24%로 상한선을 내렸다. 이로써 5월 말 기준으로 24% 고금리 초과 차주 수는 지난해 말 대비 171만명이 준 셈이다. 이는 전체의 44.7%가 감소한 것으로 금융위는 고금리를 물고 있는 대출자 규모가 빠르게 줄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금융위의 서민금융 대책 추진으로 올해 상반기까지 금융 공공기관과 민간 금융사, 대부 업체 등이 가진 310만명의 소멸시효완성채권 총 30조원은 자율 소각됐다. 또 국민행복기금과 약정이 안 돼 있는 장기 소액연체자 등 55만7,000명에게는 상환능력 심사 후 즉시 추심중단 또는 채무면제도 시행됐다. 이에 대해 금융위는 “당초 도덕적해이 우려와 달리 다양한 연체자 지원대책에도 불구하고 건전성 지표는 큰 변동 없이 신용질서를 유지하는 중”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한편 금융위는 이러한 장기 소액연체자를 지원하는 ‘장기소액연체자지원단’을 만든 바 있으며 오는 8월까지 지원 신청을 받는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시민 A씨(51)는 “2002년 교통사고로 다쳐 치료와 재활 과정에서 채무불이행자가 돼 불법 추심에 시달렸다”면서 “장기소액연체자지원단을 통해 채무 잔여원금 940만원을 즉시 면제받고 현재는 경제적 재기에 매진 중”이라고 말했다.
/손구민기자 kmso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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