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3월 원칙적 타결을 선언한 한미 FTA 개정협상에 대한 협정문 한글본을 공개했다.
산업부는 ISDS 개선을 가장 큰 성과로 꼽았다. 우선 개정안엔 다른 투자 협정을 통해 ISDS 절차가 개시된 경우 한미 FTA를 통한 ISDS 절차를 진행하지 못하도록 했다. 예를 들면 한-벨기에 투자보호협정을 근거로 우리나라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 중인 투기자본 론스타는 이제부터 한미 FTA를 통해 ISDS 제소를 할 수 없다.
ISDS 개정과 함께 한국산 철강 등에 무차별적으로 부과되던 덤핑·상계관세율 등 미국의 수입규제에 대한 투명성도 확보됐다. 협정문에는 덤핑, 상계관세율 계산방식을 공개하고 관세 부과를 위한 실사에 나설 경우 현지실사 개최 일자를 사전 통지하도록 했다.
그럼에도 아쉬움이 남는 것은 ISDS와 수입규제 조항 개정을 통해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로부터 한국의 실질적인 보호는 이끌어내지 못하는 데에 있다. 김현종 본부장도 지난 3월 개정협상 직후 “미국의 수입 규제 리스크가 현저하게 떨어졌다고 믿고는 싶지만 두고 봐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미국의 한국 투자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미국이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는 ISDS 개정을 지렛대로 써야 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미국이 우리나라 정부를 상대로 ISDS에 돌입한 것은 엘리엇 사례 한 건이다.
한편 중국과 한국, 일본, 아세안 10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협상이 11월까지 핵심 쟁점에서 타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중국의 한 매체는 찬춘신 싱가포르 통상산업부 장관이 “핵심 요소와 관련한 합의가 이뤄졌으며 오는 11월 관련국 지도자들이 싱가포르에서 만나 더욱 광범위한 합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는 발언을 전했다. 우리나라 정부 역시 기 체결한 FTA에 비해 개방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는 RCEP을 통해 인도와 아세안 시장 공략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지고 협상에 임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중국이 RCEP을 주도한다고 알려져있지만 사실 ‘키(key)’는 아세안 국가가 쥐고 있기 때문에 시장 개방을 두려워하는 아세안 국가들의 개방 수준 합의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