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로이터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동방경제포럼이 열리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출발했다고 10일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저녁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쿠릴 4개섬(일본명 북방영토) 문제 등 현안을 협의 할 예정이다. 두 정상이 회담을 여는 것은 2006년 제1차 아베 정권 때를 포함해 이번이 22번째다.
일본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정상이 지난 2016년 12월 쿠릴 4개섬에서 추진하기로 한 공동경제활동을 구체화하고 양국간 평화협정을 체결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려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숙원인 쿠릴 4개섬의 일부 혹은 전체 반환을 러시아로부터 얻어내려는 노림수를 가지고 있다.
실제 아베 총리는 이날 하네다 공항에서 러시아행 비행기를 타기 전에 기자들에게 “다양한 분야에서 러일 관계를 진전시켜 평화조약 체결과 북방영토 문제의 해결을 향해 확실히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쿠릴 4개섬을 실효 지배하는 러시아측은 공동경제활동에 관심을 갖고 있으면서도 평화협정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NHK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는 지난 6일 러일 정상회담의 주제 중 하나로 ‘경제협력 강화’를 들면서도 평화조약 체결에 대해서는 “합의의 길을 열기 위해서는 신뢰와 협력의 분위기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측은 회담에서 일본이 배치를 추진 중인 미사일 방어 체계인 지상배치형 요격 시스템(이지스 어쇼어)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는 등 안전보장 문제에 대한 자국의 입장을 일본에 적극적으로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러시아 방문기간인 12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정상회담을 열 계획도 갖고 있다. 또 이낙영 총리와의 회담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오는 20일 총재 선거를 앞두고 아베 총리가 러시아행을 택한 이유로 경쟁자인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과의 직접 토론을 회피하면서 적극적인 외교 노력을 하는 모습을 유권자인 자민당 의원들과 지방 당원들에게 보여주려는 노림수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