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도 꺾인다...내년 성장률 2.5%"

LG연구원 내년 경제전망

외국계에 이어 LG연구원도 반도체의 성장세가 꺾일 것으로 예측했다. 반도체 수요의 확대 추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만 공급부족 현상이 해소돼 빠른 단가 상승과 설비투자 증가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우리 경제 성장을 견인했던 반도체 효과가 약해지면서 내년 성장률은 2.5%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LG경제연구원은 20일 발표한 ‘2019년 국내외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국내 경제는 세계 경제에 앞서 올해부터 하향 흐름으로 돌아설 것”이라며 “성장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고용 증가세가 거의 멈추면서 체감경기가 크게 악화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경기의 하향 흐름은 중기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3.1%에서 올해 2.8%, 내년에는 2.5%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버팀목인 반도체 효과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보고서는 “지난해 우리 경제를 반등시켰던 반도체 경기의 성장 추진력이 점차 약해지면서 투자와 수출 활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것”이라며 “반도체 수요는 장기적으로 계속 확대되겠지만 호황이 지속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중국·미국 등의 반도체 투자 확대로 글로벌 공급부족이 해소되면서 지난해와 같은 빠른 단가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실제 6분기 연속 올랐던 모바일 D램 평균단가는 올해 2·4분기부터 내림세로 돌아섰다.

반도체 효과가 꺾이면서 설비투자와 수출도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올 들어 반도체 외 제품의 수출이 둔화되고 단가 상승세도 멈추면서 증가율이 한자릿수로 낮아진 상황”이라며 “미중 마찰에 따른 세계교역 둔화로 수출 둔화 추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기업들의 투자 전망도 어둡다. 보고서는 미중 무역갈등 여파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인건비 상승 등으로 해외생산 비중이 커지면서 기업들이 국내 투자에 소극적이라고 분석했다. 반도체·석유화학을 빼면 뚜렷한 투자 주도 품목을 찾기 어렵다는 점도 지적했다.

고용부진도 경제회복을 어렵게 하는 원인이다. 보고서는 “고용유발 효과가 큰 건설업 부문 성장세가 꺾이고 자영업 경기 악화로 전통 서비스업의 고용흡수 효과가 크게 떨어졌다”며 취업자 수 증가폭을 올해 10만명, 내년 12만명으로 전망했다. 정부의 올해 목표치인 18만명에 크게 못 미쳤다. 출산율 급감도 우리 경제의 충격 요인으로 꼽았다. 보고서는 “출산율 감소는 수요 측면에서는 당장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생산인구 감소 추세가 2020년 이후 가속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 경기의 하향 흐름은 중기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종=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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