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수라장 된 '유치원 비리근절 토론'

5일 박용진의원실 국회 토론회서
"비리딱지 싫다…지원금 늘려달라"
유치원총연합 회원들 난입해 욕설·몸싸움

5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 앞에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한국유치원총연합회 관계자들이 즉석 좌담회를 열고 의견을 주고받고 있다./신다은 기자

5일 국회에서 처음으로 ‘유치원 비리근절 토론회’가 열렸으나 유치원 원장들의 집단행동에 욕설과 고성이 오가면서 파행을 빚었다.


박용진 의원실은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 ‘유치원 비리 근절을 위한 정책 토론회’를 열고 사립유치원 회계부정 사례를 중점적으로 다룰 예정이었으나 한국유치원총연합회 관계자 200여명이 무대에 난입하면서 토론회가 중단됐다. 이날 유치원 원장들은 토론회가 시작되자 일제히 무대에 올라와 ‘제도개혁’ ‘평등지원’ 구호를 외치며 책상을 밀어내고 단상을 장악했다. 실랑이를 벌이던 중 토론회 참석자를 밀고 고성을 지르는 등 폭력사태도 일어나 경비원 2명이 긴급 투입됐다. 박 의원이 “밖에 나와서 이야기하자”며 즉석에서 바닥에 앉아 1시간 동안 좌담회를 열었으나 고성은 줄어들지 않았다.

한유총 측은 ‘유치원 비리’라는 토론회 제목 자체가 적폐로 몰아가는 느낌을 주는데다 사립유치원 지원금이 국공립에 비해 지나치게 적어 유치원을 유지하려면 돈을 끌어다 쓰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을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의견을 수차례 들었고 이날도 대표자 토론을 하려 했으나 한유총 측에서 오지 않겠다고 했다”며 “그런데도 교육자라는 분들이 이렇게 난입해 토론회를 훼방하는 것은 인정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유총은 지난해에도 정부의 국·공립유치원 40% 확대와 누리과정 지원금 확대 정책에 반발해 추석 연휴 직전 집단 휴업을 예고했다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날 박 의원실은 원장들의 고성과 구호가 계속되는 가운데서도 약식으로 발제자 8명의 강연을 요약해 토론회를 모두 마쳤다. 박 의원은 “급하게 마치게 돼 아쉽다”며 “앞으로 사립유치원의 법적·제도적 미비도 토론회로 함께 다룰 예정이니 많이 참석해달라”고 밝혔다. /신다은기자 down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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