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미리 내준 응급의료비, 10년 간 회수율 10%도 안 돼”

응급상황에서 환자 대신 정부가 미리 지급하는 응급의료비의 회수율이 10%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장정숙 민주평화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8년부터 올해까지 10년 간 정부가 응급의료 미수금 대지급(응급의료비) 명목으로 지불한 사례는 7만363건이었고 금액은 332억9,300만원이었다.


하지만 이후 환자에게서 돌려받은 건수는 1만5,923건이었고 금액도 29억1,600만원이었다. 금액 기준 상환율은 8.76%에 불과했다. 미상환 금액 중 정부가 환자로부터 받을 수 없다고 판단해 결손처분을 내린 금액은 256억7,800만원에 달했다.

정 의원은 심평원이 미상환자 1만7,593명을 대상으로 소득명세서 등을 통해 실태조사를 한 결과 8.1%인 1,428명은 본인이나 가족의 상환능력이 충분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지적했다. 경제력 능력이 있음에도 고의로 응급의료비를 체납하는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는 얘기다.

지난 1995년 도입된 응급의료비는 급성복통, 화상, 다발성 외상 등 응급환자 진료 시 정부가 병원에 진료비를 대신 내주고 나중에 환자나 환자 가족으로부터 돌려받는 제도다. 응급환자가 응급실 원무에 응급진료비 미납 확인서를 작성하면 이용할 수 있다.

장 의원은 “납부 능력이 충분한 환자로부터 대납한 의료비를 제대로 징수하지 못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보건의료 재정이 누수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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