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이 21일 총파업을 앞두고 관공서·대검찰청사 기습시위에 이어 청와대를 중심으로 철야농성을 벌이며 대정부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진보단체들과 연대한 총파업 지지 선언 등 막판 세몰이를 위한 총력전에 나서는 모양새다.
19일 민주노총은 청와대 사랑채 인근에서 대정부 시국농성 돌입 철야대기전을 엿새째 이어갔다. 민주노총은 지난 14일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등에 반대해 청와대 앞에서 시국농성에 돌입한 후 현재까지 농성을 벌이고 있다. 청와대 사랑채를 사이에 두고 바로 옆에서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경기지역본부 한국잡월드분회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직접고용을 촉구하며 철야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이 점거 중인 장소는 지난해 촛불집회 당시 처음으로 집회가 허용된 곳이다. 서울 종로구 세종로 소공원에서는 민주노총과 산하 서비스연맹이 비정규직 철폐와 요양서비스 노동자 처우 개선을 촉구하는 철야농성을 며칠째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총파업 하루 전인 20일까지 청와대를 중심으로 기자회견과 철야농성을 벌인 뒤 총파업 대열에 합류할 계획이다.
민주노총을 포함해 52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민중공동행동도 이날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민주노총 총파업 지지를 선언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부가 모든 문제가 민주노총에 있다는 식의 마녀사냥에 몰두하는 치졸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반민생 정책으로 일관한다면 반드시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 광화문광장을 비롯해 전국에서는 민주노총 지역본부의 총파업 선언 기자회견이 잇따라 열렸다. 민주노총 서울본부는 이날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련의 노동정책은 문재인 정부 스스로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정부가 아님을 만천하에 드러내는 것”이라며 정부의 노동정책을 규탄했다.
국회 앞에서도 탄력근로제 확대 중단을 촉구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참여연대·청년유니온 등 진보단체는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국회에 탄력적 근로시간제 기간 확대 입법 시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 같은 행보는 민주노총이 총파업을 앞두고 동력을 최대한 끌어모으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민주노총은 21일 총파업에서 전국적으로 20만명의 조합원을 동원할 계획이다.
안경덕 고용노동부 노동정책실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민주노총의 총파업과 관련해 “정부뿐 아니라 국민이 많이 우려하는 상황”이라며 “(사회적 대화에) 노동계도 참여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당부했다. 경찰 관계자는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집회가 진행되는 만큼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겠다”며 “위법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대로 대응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