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새벽 화성에 착륙하는 미국 우주탐사선 인사이트호가 낙하산을 타고 착륙하는 상상도. /사진출처=NASA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지난 5월 발사한 무인 우주탐사선 ‘인사이트’(InSight)호가 27일 새벽(한국시간) 4시53분께 화성에 착륙한다. 홈페이지에서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나사는 인사이트호의 착륙 모습을 생중계할 예정이다.
하지만 착륙 과정에서 인사이트호가 대기권에서 착륙까지 공포의 6분30초를 잘 견딜 수 있을지 관심이다. 화성 대기권이 지구의 1%에 불과해 마찰력을 활용할 수 없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인사이트호는 205일 긴 여정 끝에 화성 적도 인근 엘리시움 평원에 내려 착륙 지점에서 지질 조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지난 2012년 8월 화성에 도착한 ‘큐리오시티’(Curiosity)는 이동하며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지진과 지열 등 내부를 조사해 지구와 달 등 암석형 행성이 어떻게 형성돼 수십억 년에 걸쳐 변화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다. 나사는 화성이 암석형 행성이 만들어질 당시의 상태에 가깝게 보존돼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사이트라는 명칭도 ‘지진조사, 측지, 열 수송 등을 이용한 내부 탐사(Interior Exploration Using Seismic Investigations, Geodesy and Heat Transport)’의 영문 앞 글자에서 비롯됐다.
인사이트호는 착륙 후 1.8m 길이의 로봇팔로 행성 표면에 지진계를 설치한다. 미세한 흔들림을 계산해 행성 핵에 관한 단서를 얻고 지하 5m까지 파고 들어가는 못에 열 감지기를 달아 내부온도를 측정할 방침이다.
약 4억8,484㎞를 날아 화성에 도달하는 인사이트호는 시속 1만9,800㎞로 화성 대기권에 진입해 착륙 직전 시속 8㎞까지 감속하게 되는데 화성 대기권이 지구의 1%에 불과해 마찰력으로 하강 속도를 줄이기가 어려운 문제가 있다. 섭씨 1,500도에 이르는 화성 대기권의 마찰온도를 견뎌야 하는 문제도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화성에서 지구로 빛의 속도로 통신을 하더라도 8.1분(486초)이나 걸려 나사에서 인사이트호의 착륙 여건에 맞춰 대처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금까지 화성 착륙에 성공한 나라가 미국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앞서 지난 2016년 유럽우주국(ESA)의 화성 탐사선인 엑소마즈(ExoMars)의 착륙선 ‘스키아파렐리(Schiaparelli)’가 착륙속도를 조절하지 못하고 불시착하다가 폭발한 바 있다.
나사는 오는 2020년에는 차세대 로버 ‘마즈 2020’을 보내 화성에서 인간이 거주할 수 있는 가능성을 타진하고 천연자원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한편 나사가 최근 가진 기자회견에서 전직 우주비행사 톰 존스는 인류가 화성에 착륙하기 위해서는 25년 가량 소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존스는 “핵심 기술 개발에 착수한다면 25년 내 긴 이동시간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고 도와줄 수 있는 기술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는 무중력 상태에서 7개월, 최장 9개월이 걸리는 긴 비행 기간 시력 저하, 근골격계 질환 등에 시달리고 우주방사선과 태양표면 폭발 등의 위험에 대처할 해법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화성까지 가는 시간을 대폭 줄이기 위해 비행 중 전기를 생산하는 핵추진체계 개발을 예로 들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