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기업인들과 가장 많이 만난 부총리 되겠다"

“구조개혁 ‘사회적 빅딜’ 통해 내년 상반기까지 마무리”
“내년 경제 더 어려워질 수도…단기대책 내놓을 것”
개소세 인하 연장·건설대책 가능성
文 “경제사령탑으로 성과 내달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 정부세종청사에 첫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남기 신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해관계자 간 대립이 첨예한 구조개혁 과제들을 ‘사회적 빅딜’ 방식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기업인을 가장 많이 만난 부총리가 되겠다”며 시장과의 소통 의지도 강하게 내비쳤다.

홍 경제부총리는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곳곳에 위치한 첨예한 이해관계를 조정하지 못하면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며 “경제주체 간 이견이 있는 과제는 대화·타협·양보·조율에 의한 사회적 빅딜을 통해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광주형 일자리’ 파행에서 필요성이 드러난 노동개혁과 카풀(승차공유) 도입 같은 규제개혁 등을 놓고 극렬하게 대립하는 주체들이 모두 만족할 만한 ‘빅딜’을 이뤄내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그는 “그동안 각자의 주장과 논쟁만 많았을 뿐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는 못했다”고 평가하면서 “과감한 결단과 실천이 필요할 때는 망설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1기 경제팀이 닦아놓은 토대를 바탕으로 2기 경제팀에서는 눈에 보이는 성과를 만들어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힌 것이다. 홍 부총리는 “2기 경제팀은 총론보다 각론, 큰 틀의 정책보다는 구체적인 정책에 초점을 두겠다”면서 “정책을 추진하는 것 자체보다 추진해서 얻어내는 것이 손에 잡히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홍 부총리는 “현장방문도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혼자라도 다녀오겠다”면서 기업과 시장의 목소리를 귀담아듣겠다고 했다. 기업이 체감할 수 있도록 정책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신뢰도를 높여 민간 투자를 이끌어내겠다는 것이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장의 목소리”라며 “가능한 한 매주 또는 격주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중소·중견기업, 대기업, 경제단체, 노동단체, 필요하다면 시민단체까지 소통을 넓혀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청와대와의 소통도 강화한다. 홍 부총리는 “대통령께 격주로 보고드릴 수 있는 ‘격주례 보고’를 실제로 청와대에 요청해놓았다”며 “대통령께 보고드리고 협의할 수 있는 시간이 정기적으로 구축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과의 만남은 매주 금요일로 정례화하고 경제장관들과 청와대 수석과의 자리도 만든다.

소통뿐 아니라 구조개혁과 체질 개선 노력으로 잠재성장률을 높이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홍 부총리는 “당면한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경제활력을 되찾는 게 시급하지만 우리의 성장잠재력 자체를 업그레이드하도록 하는 토대를 만드는 게 제 임무”라고 말했다. 특별히 신경 쓸 경제지표로는 성장률과 고용·분배지표를 꼽았다. 그는 “성장률 회복과 고용지표 개선, 5분위 배율을 포함한 분배 개선 추세 등을 엄정하게 모니터링하면서 가야 할 것 같다”며 “모든 정책적 역량을 동원해서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경기 상황은 “엄중하다”고 진단했다. 홍 부총리는 “내년도 여건을 보면 더 나아진다는 그런 사인이 많지 않다”며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사인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잠재성장 경로로 보면 약간 밑에서 움직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우리 경제가 실현할 수 있는 잠재력보다 성장을 못 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는 최우선 정책 방향으로 내세운 ‘경제활력 제고가 단기대책을 의미하느냐’는 질문에 “역시 단기대책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경기둔화를 막기 위한 일회성 대책을 추가로 내놓을 수 있음을 시사한 대목이다. 정부 안팎에서는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조치 연장과 건설업 특별대책이 나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홍 부총리는 후보자 시절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질의답변서에서 “자동차 개소세는 현재 추가로 연장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개소세 인하가 종료되는 올해 말 판매동향과 자동차 업계의 상황 등을 감안해 검토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홍 부총리에게 힘을 실어줬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경제사령탑”이라며 “경제활력과 역동성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모든 국무위원이 한 팀이 돼달라”고 당부했다. 또 “양극화 측면과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어려움은 해결되지 않았다”며 “일부 일자리의 질은 높아졌을지 모르지만 좋은 일자리를 늘린다는 면에서는 성공하지 못했다. 내년부터는 일자리 문제에서 확실히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고 지시했다. /세종=한재영·빈난새기자 이태규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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