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금융투자(IB)업계에 따르면 하림은 제일사료의 IPO를 위해 내부적으로 시점을 조율하고 있다. 지난해 6월 하림 지주(구 제일홀딩스)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며 주요 관계회사 6곳 중 유일한 비상장사인 제일 사료의 상장 작업에 착수했다. 그러나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고 판단해 상장 시기를 미뤄왔다. 하림 지주는 제일 사료, 하림, 선진(136490), 팜스코(036580), 팬오션(028670), NS홈쇼핑을 지배하고 있다. 하림 그룹은 제일홀딩스와 하림 홀딩스 2개 지주사 체제를 유지했다. 하지만 중간지주사인 하림홀딩스 위에 제일홀딩스가 있는 옥상옥 구조가 비효율적이라고 판단, 지난 7월 제일홀딩스가 하림 홀딩스를 흡수합병하고 이름을 하림 지주로 바꿨다.
문제는 제일사료 상장에 앞서 공정위가 김홍 회장의 검찰 고발을 논의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지난해 7월 김상조 위원장 취임 후 대기업집단 조사에 착수하며 김 회장의 아들 준영씨가 2012년 올품 지분(100%)을 물려받는 과정에서 올품과 한국썸벧의 매출이 다섯 배 가량 늘어난 것을 일감 몰아주기 행위라고 판단했다. 최근 공정위는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김 회장을 검찰에 고발해야 한다는 내용의 심사보고서를 하림에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준영씨는 ‘올품→한국썸벧→제일홀딩스→하림그룹’으로 이어지는 지분을 보유하며 그룹의 지배력을 확대했다.
이에 앞서 제일 사료는 하림 그룹의 신성장 동력인 하림펫푸드를 물적 분할 한 뒤 부동산 담보제공 등을 통해 사업 확대를 유도하는 등 기업가치를 높이는 작업에 주력했다. 신성장 동력으로 삼은 펫푸드사업이 커질 경우 상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공정위 조사 등에 따라 제일사료는 아직 상장주관사도 선정하지 못한 상태다. 하림그룹 관계자는 “6개 지배 회사를 모두 상장시켜 투명하게 운영하겠다는 것이 그룹의 기조”라면서도 “시장 상황 등을 판단해 상장 시점을 결정할 뿐 공정위 조사 결과 등은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박시진기자 see1205@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