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매파도 잡나

■'파월 해임설'에 월가 술렁
"금리에 격분해 해임 논의" 보도
므누신 "사실 아냐" 강력 부인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기준금리 인상에 분노해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해임 문제를 논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월가가 술렁이고 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의장 해임설이 결코 사실이 아니라고 강하게 부인하고 나섰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므누신 장관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나는 연준의 통화정책에 전적으로 반대한다. 금리 인상과 연준의 포트폴리오 축소는 주요 무역협상이 진행되는 지금과 같은 시점에 절대적으로 끔찍한 일’이라고 밝혔다”면서도 “‘결코 파월 의장의 해임을 시사하지 않았고 내게 그럴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전날 블룸버그통신은 4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의 금리 인상 이후 증시가 급락하자 이에 격분해 비공개적으로 파월 의장 해임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일부 참모는 재앙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파월 의장을 해임해서는 안 된다고 대통령을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금리 인상을 비롯한 연준의 긴축적 통화정책으로 자신이 감세와 규제 완화를 통해 이뤄낸 미국 경제성장이 둔화된다며 파월 의장을 거칠게 비난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월 연준의 금리 인상 때 “연준이 미쳤다”고 반응했으며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하루 앞둔 18일에도 “또 다른 실수를 저지르지 말라”며 금리 동결을 강하게 압박했다. 하지만 연준은 트럼프 대통령의 강한 반대에도 굴하지 않고 19일 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고 내년 두 차례 추가 인상한 것이라는 신호도 보냈다.

월가에서는 독립기구인 연준 의장을 해임할 권한이 법률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는지 명확하지 않다면서도 실제 트럼프 대통령이 해임에 나설 경우 금융시장에 미치는 파장은 엄청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레그 발레리 호라이즌인베스트먼트 글로벌전략가는 “만약 대통령이 파월 의장을 해임하면 불확실성이 커져 시장이 큰 충격을 받을 것”이라며 “이는 완전히 미친 짓”이라고 강조했다.

제프리 밀러 뉴욕대 법대 교수는 “연준이 행정부에 속한다는 헌법상의 논란이 존재한다”며 “하지만 파월 의장을 해임할 경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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