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외교부 등에 따르면 한국의 올해 방위비(주한미군 주둔비용) 분담금은 9,607억원이다. 새 협정안 마련을 위한 협상에 앞서 우리 측도 1조원을 넘기는 것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미국은 무려 12억달러(1조3,500억원)를 내밀었다. 최근에는 또 다른 난제가 불거졌다. 미국이 협정의 유효기간을 1년으로 하자고 제의한 것이다. 한국 입장에서는 5년 주기로 받고 있는 분담금 증액 압박을 매년 받아야 한다는 얘기다.
이 같은 미국의 강경 입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동맹 무임승차론이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라는 게 외교가의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현지시간)에도 “우리는 세계의 호구가 아니다”라고 말하는 등 최근 들어 동맹국을 압박하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미국에 대한 안보 의존도가 높은 한국 입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특정하지 않더라도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계속 난항을 겪을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감축’을 언급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로 인해 결국 미국 측의 요구를 대폭 수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지만 미국 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동맹 밀어붙이기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국제전략가인 마이클 보색은 “미 협상팀이 지시받은 것으로 보이는 ‘150~200% 인상’은 불가능한 것으로, 동맹관리자 역할을 했던 자신의 입장에서 이는 ‘미친 짓’”이라고 비판했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