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IL은 대한유화와 나프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28일 공시했다. 계약 기간은 내년 1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다. 이번 계약 규모는 S-OIL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20조8,913억원의 4.3% 수준이다. 국내 업체 중 S-OIL로부터 나프타를 공급받는 업체는 대한유화가 유일하다. 대한유화는 올해에도 S-OIL로부터 8,880억원 규모의 나프타를 사들인 바 있다. 나프타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휘발유·등유 등과 함께 생산되는 제품으로 에틸렌이나 프로필렌과 같은 화학제품의 원료가 된다.
실제 S-OIL은 부가가치가 높은 화학제품 생산에 힘을 줘 수익률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S-OIL은 올 들어 3·4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정유 부문에서 5,64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며 석유화학 부문에서는 1,997억원, 윤활유 부문에서는 2,082억원의 수익을 각각 기록했다. 올 들어 9개월간 S-OIL의 영업이익이 9,729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정유 부문이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8%로 가장 높은 반면 석유화학 부문의 비중은 20%에 불과하다. 올 4·4분기 글로벌 유가 하락과 수요 감소로 정유 부문의 영업 손실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화학 부문의 실적을 끌어올리는 것이 S-OIL 입장에서는 숙제인 셈이다.
S-OIL은 화학 부문 진출은 차근차근 진행 중이다. 우선 총 5조원을 투입해 오는 2023년까지 연 150만톤의 에틸렌 생산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또 4조8,000억원을 투자한 잔사유고도화시설(RUC) 및 올레핀다운스트림(ODC)을 통해 올해 저유황유 등을 현재 시범 생산하고 있으며 내년부터 본격 가동해 수익률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내년 상반기 중 국내 정유·화합 업체 중 최초로 4조 2교대 근무를 시범 도입하는 등 일하는 방식의 변화도 꾀한다.
국내 정유업체 관계자는 “사업 고도화에 집중 투자해온 S-OIL 입장에서는 오는 2020년 도입될 환경규제 ‘IMO 2020’ 등 향후 호재가 많은 편”이라며 “다만 S-OIL이 화학 쪽에 본격 힘을 줄 경우 나프타 등을 화학제품 생산용으로 자체 소비할 가능성이 커 기존 거래사들은 불안할 수 있다”고 밝혔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