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4대 산업용 로봇 업체로 꼽히는 일본 ‘화낙’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2018년 9%대로 떨어질 전망이다. /블룸버그
도쿄증시에 상장된 일본 기업들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3년 만에 뒷걸음질쳤다.
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쿄증권거래소 1부시장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집계한 결과 2018회계연도(2018년 4월~2019년 3월) ROE는 9.8%로 전년 대비 0.6%포인트 하락하며 10%를 밑돌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기업들의 ROE는 2015회계연도 이후 아베노믹스와 경기개선 효과에 힘입어 매년 상승세를 이어가며 지난해 처음으로 10%를 넘었다. ROE는 기업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로 ROE가 높은 기업은 투자된 자본으로 이익을 많이 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문은 “2017년 당시 ROE 10% 이상 기업은 820개사였지만 지난해에는 이 가운데 278개사가 한자릿수로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글로벌 사업을 전개하는 제조사의 ROE 하락이 두드러진다”고 지적했다.
■1년새 10%대 무너진 이유는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글로벌 교역 위축 때문
일본 기업들의 ROE가 떨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글로벌 교역이 위축되고 중국 경기가 둔화하자 해외 사업이 활발했던 기업을 중심으로 수익이 악화하는 점이다. 일본 최대 산업용로봇 업체 화낙의 경우 지난해 12.9%를 기록했던 ROE가 올해는 9%대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화낙은 아이폰·갤럭시 등 스마트폰의 금속 외관을 다듬는 절삭로봇 분야에서 압도적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는 업체로 중국 내 스마트폰 수요 감소의 직격타를 맞고 있다. 올림푸스도 중국 내 글로벌 경쟁 심화로 2017년 13.6%였던 ROE가 지난해 한자릿수로 떨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게다가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로 일본 기업들이 보수적 경영에 나서는 점도 ROE 하락의 원인이 되고 있다. ROE는 이익(분자)을 늘리고 자기자본(분모)을 줄이면 상승하는데 경기 둔화의 여파로 이익이 둔화하는 상황에서 일본 기업들의 자기자본은 8% 가까이 증가했다. 기업들이 설비와 연구개발(R&D) 투자나 주주 환원을 외면하고 회사 자본만 늘리는 안정경영을 택하고 있는 것이다. 신문은 “ROE 개선을 위해서는 단순히 이익을 늘리는 것뿐 아니라 축적된 자본을 설비투자나 주주 환원 등에 돌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