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맥주의 공세에 고전하던 하이트진로(000080)에 대해 모처럼 실적 개선 전망과 함께 주가 반등에 대한 기대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하이트진로 주가는 1월11일 연중 최고점 2만5,200원에서 11월5일 52주 신저가 1만5,200원까지 떨어졌고 한 해 동안 30% 넘게 추락했다. 지난해 3·4분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은 292억원으로 2017년 3·4분기(565억원) 대비 48% 급락했다.
8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하이트진로의 4·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017년 4·4분기(231억원)보다 30.58% 늘어난 301억원이다. 11월에 242억원을 예상했던 박상준 키움증권(039490) 연구원은 이날 리포트에서 전망치를 267억원으로 10.3% 높였다. 박 연구원은 “소주 가격 인상, 발포주 시장 확대, 수입 맥주 성장률 둔화에 따라 2019~2020년 실적 추정치가 급격히 상향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향후 긍정적인 주가 흐름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증권업계는 최근 실적 악화 및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비용 증가 부담 등으로 하이트진로가 올 상반기 중 소주 출고가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홍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7일 컨센서스보다 높은 318억원을 예상하면서 하이트진로의 수입 맥주와 2017년 출시한 발포주 필라이트의 판매 호조가 맥주사업의 실적 부진을 만회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오비맥주도 올 상반기 중 발포주 신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져 시장 확대에 따른 수혜가 기대된다. 그동안 중저가 수입 맥주 시장의 점유율 확대에 유리하게 작용했던 종가제가 연내 종량제로 개편되면 하이트의 가격 경쟁력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4·4분기 실적 개선이 단기 회복에 그칠 뿐 주가 상승의 동력이 되기에는 아직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다. 조미진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수입 맥주로 인한 레귤러 맥주(하이트) 판매 감소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맥주 과세체계 변경 전까지는 경쟁력 제고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하이트진로의 마산공장 라인 전환(맥주→소주)에 따른 생산비 부담도 올해 4월까지 지속돼 기대만큼 실적이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경훈기자 socoo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