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ETF "고맙다! 삼성전자"

올 주식형펀드 수익 상위 10개 중
8개가 지수 추종 레버리지 상품
삼성전자 반등에 투자자 '희색'


연초 주식형펀드 수익률 상위권에 상장지수펀드(ETF)가 대거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수를 추종하는 외국인 패시브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는 동시에 국내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삼성전자의 주가가 상승한 결과다.

22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국내 주식형펀드 중에서 수익률 상위 1~10위 중 8개가 ETF 레버리지 상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펀드는 2개에 불과했다.


가장 큰 수익을 올린 ETF는 정보기술(IT) 업종에 투자하는 ‘미래에셋TIGER200IT레버리지증권ETF’이다. ‘코스피200 정보기술지수’를 기초지수로 활용해 연초 이후에만 11.65%의 수익을 올렸다. 이어 ‘키움KOSEF200선물레버리지증권ETF (9.78%)’ ‘삼성KOSPI200 2배레버리지증권투자신탁1 (9.48%)’ 등 코스피지수를 추종하는 상품들이 대부분 높은 수익률을 나타냈다.

투자자들이 활짝 웃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저점을 찍고 반등세를 이어가고 있는 삼성전자 덕분이다. 상위 10개 펀드는 각각 다양한 기초자산에 투자하면서도 삼성전자 주식을 가장 큰 비중으로 담고 있다. 예컨대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의 IT 레버리지 상품에서 가장 많이 투자하는 종목은 TIGER200 IT ETF(19.32%)와 삼성전자(16.44%)였다. 하위펀드인 TIGER200 IT ETF 역시 삼성전자 비중이 12.09%로 가장 높았다. 지수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 역시 담고 있는 하위펀드들이 가장 큰 비중을 둔 것은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지난 4일 3만7,450원까지 추락하면서 52주 신저가로 주저앉은 후 반등을 이어가며 4만2,000원선을 회복한 상태다.

한지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한국 시장으로 유입된 외국인 ETF 자금은 약 8억달러(약 8,860억원)로 일본·미국·중국에 이어 네 번째를 기록했다”며 “2018년 연중 여타 증시 대비 국내 주식시장 하락 심화에 따른 밸류에이션 매력 확대, 4·4분기 기업 이익 둔화 전망 기반영 등이 외국인 패시브 자금 유입의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 “1월 이후 미중 무역협상 진전,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 시행 등의 환경 개선으로 대형주 위주의 주가 상승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난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연초 이후 설정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펀드는 삼성KODEX200 ETF로 5,932억원이 유입됐다. 이어 미래에셋TIGER200 (2,439억원), 삼성KODEX200선물인버스 2x ETF(1,431억원)순이었다. /권용민기자 minizz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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