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완화 기조 유지…금리 인하 고려 단계 아냐”

경기 급속 둔화 가능성 적어…시장 시각 실물보다 비관적
반도체 조정 일시적, 올해도 흑자규모 커
3만달러 체감하려면 고용이 가장 중요
단기 주택 급락 가능성 높지 않아

이주열 “완화 기조 유지…금리 인하 고려 단계 아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기준금리를 현 1.75%로 동결한 금통화위원회의 결정 배경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통화 완화 기조를 유지하지만 기준금리 인하를 논할 단계는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24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1.75%로 동결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국 경제나 글로벌 경제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실물 경제 흐름보다 좀 더 비관적이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주 국제결제은행(BIS)에서도 논의했지만 시장이 여러 불확실성, 미중 협상, 중국 경기 둔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Brexit), 미국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등에 내포된 불확실성을 가격에 상당히 민감하게 반영하고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반도체 경기와 수출 둔화 우려에 대해서도 낙관적으로 내다봤다. 그는 “반도체 경기가 하반기가 되면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고 국제유가가 지난해보다 상당폭 하락했다”며 “올해 비교적 큰 폭의 경상수지 흑자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에 과도하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10월 2.7%에서 2.6%로 0.1%포인트 하향 조정하면서도 “잠재성장률(2.8~2.9%)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성장세”라고 평가했다.

최근 부동산 시장 위축이 소비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데 대해 이 총재는 “주택가격 변동이 소비에 미치는 자산 효과는 과거보다 작아졌다”며 “주택가격 안정은 무주택 가격의 주거비 부담 완화를 돕기 때문에 소비 여력을 높이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번 금통위에서 소수의견 유출 의혹이 나온 것을 두고는 “비밀 유지에 최선을 다하고 있고 저로서는 통화정책 결정과 관련한 내용이 사전 유출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의혹이 제기된 만큼 더 경계심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이 3만1,000달러를 돌파한 가운데 국민 체감도를 높일 방향을 묻는 질문에는 “고용이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다.
/임진혁기자 liber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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