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오후 서울 중구 채널A 스튜디오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당대표 후보 TV토론회에서 (왼쪽부터) 오세훈, 김진태, 황교안 후보가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2·27 전당대회에 출마한 황교안·오세훈·김진태 당 대표 후보들은 TV 토론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정당성과 인정 여부를 놓고 또다시 공방에 돌입했다.
KBS 주최로 80분간 진행된 22일 4차 토론회에서, 특히 탄핵국면 때 대통령 권한대행을 수행했던 황 후보를 향해 오·김 후보의 공격이 집중됐다.
먼저 오 후보는 황 후보가 앞선 TV 토론회에서 탄핵의 절차적 문제를 지적한 것에 대해 “대통령 권한대행 시절엔 왜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냐”라며 “황 후보가 권한대행을 할 때 법무부는 ‘탄핵 절차 진행에 문제가 없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는데 황 후보는 이의제기하지 않았다”고 쏘아붙였다. 이어 “권한대행으로 누릴 것은 다 누리고는 지금은 결국 태극기 세력의 표를 의식하고 있다. 이는 소탐대실”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오 후보는 “우리 당에 탄핵의 정당성을 인정하고 싶어하지 않는 분들이 있고, 그분들이 표를 좌지우지한다”며 “하지만 탄핵에 대해 그런 입장을 갖고 있다면 내년 총선은 쉽지 않다. 지도자라면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고 겸손하게 출발해야 한다”며 황 후보를 겨냥한 발언들을 했다.
김 후보는 황 후보에게 “지난 토론에서 ‘탄핵을 부정하느냐’는 질문에 ‘세모’라고 말씀하셨다. 중차대한 사안에 세모라고 답변할 수 있나”라며 “하루이틀새 항간에는 황 후보 별명이 ‘황세모’라는 말까지 나온다”고 비꼬았다. 이어 최순실 태블릿PC 사건 조작 가능성 거론과 관련해, “그렇다면 탄핵에도 문제가 있지 않은가”라며 “탄핵을 인정하면 국정농단 세력, 적폐세력이라는 것까지 인정해야 해서 대여투쟁을 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직격타를 맞은 황 후보는 “지난 2년간 탄핵으로 고통받았는데 자꾸 이 얘기를 반복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오늘부터는 미래를 이야기하자”며 “계속 과거의 일을 논하면서 여기서도 3일째 이러고 있다”고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는 “권한대행 당시 법무부에 이의제기 하지 않은 이유는 직권남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지금은 자유로운 몸이라 ‘탄핵에 절차적 문제가 있었지만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수용해야 한다’는 제 의견을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김 후보가 제기한 태블릿PC 사건 조작 가능성에 대해서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보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황 후보는 김경수 경남지사의 1심 유죄 판결과 관련해 드루킹 제2의 특검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특검을 해야 한다. 이 문제에 관해선 문재인 대통령이 전혀 관계가 없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라며 “수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최종적으로 문 대통령의 책임이 없지 않으리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특검 대상에 문 대통령도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기술적으로 여야가 합의해야 할 것”이라며 “확인된 부분부터 특검 대상에 넣어야 한다”고 일축했다.
이어 오 후보는 황 후보 아들의 군 복무 당시 특혜 의혹을 논하며 “아드님의 보직과 주특기가 몇 번 바뀌는 사이 적어도 인사담당 사병 몇 명은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이들 가운데 만에 하나 양심선언이 나온다면 공당 대표로 버거울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이에 황 후보는 “아들의 군 복무 중 보직 변경은 한 번 있었고 내내 하는 일은 같았다”며 “(특혜 의혹과 함께 언급되는) 이철휘 대장은 제가 대구에 가서 처음 안 사람이다. 무슨 도움을 받았겠는가”라고 해명했다.
/변문우인턴기자 bmw1017@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