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유총 “유치원 개학 무기한 연기”…“에듀파인은 수용”

사유재산 인정·유치원3법 철회 등 요구
정부 “긴급돌봄체제 가동…위법성 조사”

사립유치원단체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다음 주로 예정된 유치원 개학을 무기한 연기하기로 28일 밝혔다. 사진은 이덕선 한유총 이사장(왼쪽에서 두번째)이 21일 서울 용산구 한유총 사무실에서 입장을 밝히는 모습. /연합뉴스

사립유치원단체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다음 주로 예정된 유치원 개학을 무기한 연기한다. 다만 정부가 요구한 국가관리회계시스템인 에듀파인은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한유총은 28일 서울 용산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1학기 개학을 무기한 연기하는 준법투쟁을 전개한다”며 “정부의 입장 변화가 있을 때까지 개학을 미룰 것”이라고 말했다. 한유총은 “끊임없이 대화를 요구했지만, 교육부는 이를 거부하고 사립유치원 마녀사냥을 멈추지 않고 있다”면서 “법 테두리 안에서 사립유치원 생존과 유아교육 정상화를 위한 투쟁에 나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유총은 ▲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과 유아교육법 시행령 개정안 철회 ▲ 사립유치원 사유재산 인정 ▲ 유치원 예산에서 시설사용료 비용처리 인정 ▲ 사립유치원 원아 무상교육과 교사 처우개선 ▲ 누리과정 폐지 등을 요구했다.


한유총은 개학 연기에 참여하는 유치원이 2,000여개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덕선 한유총 이사장은 “지역별 차이가 있겠지만 회원의 60%가 개학연기에 동참할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전체 회원의 60%는 약 1,900곳에 달한다. 앞서 서울시교육청 실태조사에서 한유총 회원은 3,173명으로 확인된 바 있다. 다른 한유총 관계자는 “소속 유치원 가운데 67%가량인 2,274개 유치원에서 개학 연기를 요구하는 편지를 보내와 개학 연기를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유총은 자신들의 개학 연기가 ‘합법’이라고 주장했다. 전성하 한유총 정책위원은 “현행 유아교육법에는 학기 시작일과 종료일은 규정돼있지만, 개학일은 따로 명시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법정 수업일수는 180일인데 그간 사립유치원들은 그보다 많은 230일가량을 수업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한유총은 에듀파인을 도입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유총은 “에듀파인은 사립유치원에 맞지 않는 시스템”이라고 재차 언급하면서도 “우리의 정당한 요구가 에듀파인 도입 논란에 묻히는 것 같아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덕선 이사장은 “우리가 에듀파인을 조건 없이 수용한 것처럼 정부도 불필요하게 강화된 규제를 철폐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내일 3·1절부터 시작되는 사흘간 연휴에 교육부가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실제 유치원 개학이 연기될 경우 긴급돌봄체제를 발동해 ‘돌봄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교육부는 수요를 파악한 뒤 주변 국공립유치원과 보건복지부와 여성가족부 등과 협력해 어린이집 등을 동원,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유치원이 개학 연기 결정을 내리기 전 유치원 운영위원회 등 법적 절차를 거쳤는지 조사에 나선다. 유치원의 위법사실이 드러나면 교육부는 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정부는 한유총이 집단행동을 할 경우 공정거래위원회가 나서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원희 인턴기자 whatamov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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