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로 지지하지마" 美 쿠바에 견제구

60년 만에 헬름스 버튼법 발동
현지기업 몰수자산 소송 허용
베네수엘라 지원 견제책 분석

4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마두로 정부에 반대하는 후안 과이도 지지자들이 한곳에 모여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지지하는 쿠바 정부를 견제하고 나섰다.

로이터통신은 4일(현지시간) 미 국무부가 1959년 쿠바혁명 이후 피델 카스트로 정권이 압수한 자산을 토대로 성장한 쿠바기업을 상대로 미국민이 자국 법원에 자산 환수를 위한 소송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소송 대상은 쿠바 군부 및 정보기관과 연계된 기업 수십 개이며 소송은 19일부터 가능하다. 이 조치는 1959년 쿠바 공산혁명으로 쿠바 정부에 몰수된 자산을 돌려받기 위해 만들어진 ‘헬름스 버튼법’에 근거를 두고 있다. 지금까지 미국 정부는 유럽이나 캐나다, 일본처럼 쿠바에 투자한 동맹국 기업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법시행을 유예해왔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 들어 이를 시행하기로 한 셈이다.

현지에서는 마두로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는 쿠바 정부를 견제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AP통신은 이번 조치를 두고 “미국이 축출하려고 하는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지지하는 쿠바에 대한 보복 조치”라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은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면서 임시 대통령을 자처하고 있는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지지하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을 축출하기 위한 군사개입 가능성도 열어놨다.

이날 후안 과이도 의장은 마두로 정부의 체포 위협에도 남미 순방을 마치고 베네수엘라로 돌아왔다. 그는 “(국민들이) 9일 열리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은 성명에서 “미국과 자유를 사랑하는 전 세계 국가들은 과이도 임시 대통령과 함께 있다”며 “미국은 과이도 의장이 체포되거나 신변에 이상이 생기면 신속히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김영필기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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