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위 위스키 브랜드인 ‘임페리얼’이 새로운 주인을 만나 전열을 재정비하면서 침체에 빠진 위스키 시장의 지각 변동을 불러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임페리얼의 국내 판권을 인수한 국내 위스키 업계의 ‘대부’ 김일주 드링크인터내셔널 회장은 강력한 영업·마케팅 역량을 앞세워 2년 내 위스키 브랜드 1위 탈환을 공언하고 나섰다. 부활을 꿈꾸는 임페리얼의 날갯짓을 계기로 오랜 침체기로 접어든 국내 위스키 시장에도 새로운 바람이 일어날지 주목된다.
김일주 드링크인터내셔날 회장
주류업체 드링크 인터내셔널은 5일 김일주 전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 대표를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한다고 밝혔다. 최근 김 회장이 설립한 드링크 인터내셔널은 페르노리카코리아로부터 위스키 브랜드 임페리얼의 국내 영업 및 판매권을 획득했다. 김 회장은 이날 서울경제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위스키 업계의 대부라는 별칭에 걸맞게 임페리얼을 앞세워 국내 위스키 시장을 제2의 전성기로 이끌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일본의 산토리가 위스키와 탄산수를 섞은 ’하이볼‘을 내놓기 전만 해도 일본 위스키 시장은 26년간 하락세를 걸어왔지만 지금은 없어서 못 팔 정도”라며 “국내 위스키 시장도 저점에 도달했지만 음용 트렌드를 파악해 소비자에 다가가기만 한다면 다시 부흥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국내 판권을 직접 인수한 임페리얼의 부활에 대해서도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위스키 시장이 어렵지만 결국 임페리얼과 윈저, 골든블루의 3파전 속에서도 승산은 충분하다고 본다”며 “국내 최초의 프리미엄 위스키라는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토대로 다양한 마케팅과 강력한 영업활동을 통해 향후 2년 내 위스키 브랜드 1위를 되찾겠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위스키 시장은 윈저와 골든블루가 양강구도를 형성 중이며, 임페리얼이 3위로 그 뒤를 쫓고 있다. 김 회장은 위스키가 식사와 곁들일 수 있는 반주로 인식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친다는 전략이다.
김 회장의 자신감은 지난 40여 년간 주류업계에 몸담으며 보여준 성과에서 비롯된다. 그는 두산씨그램, 진로발렌타인스, 페르노리카코리아,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 등 여러 주류회사에서 마케팅총괄 및 최고경영자(CEO)로 활동하며 다양한 성공사례를 낳았다. 진로발렌타인스 마케팅담당 임원으로 재직하던 2001년 그는 국내 최초로 임페리얼에 위조방지장치인 ‘키퍼 캡’을 도입했다. 이에 힘입어 임페리얼은 위스키 시장 1위로 등극한 바 있다. 2009년에는 국내 최초로 36.5도짜리 위스키 ‘골든블루’를 개발해 저도주 시대를 열었다.
물론 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은 게 현실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위스키 출고량은 149만2,459상자로 10년 전에 비해 반 토막 나며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위스키 브랜드 1위 윈저를 판매하는 디아지오코리아는 2017년 7월부터 2018년 6월까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4%나 급감했다. 페르노리카코리아는 국내 사업 철수설이 떠돌고 있다. 낮은 도수의 술을 찾는 소비자 트렌드의 변화와 함께 유흥업소 위주로 유통되던 위스키가 접대비 실명제와 일명 ‘김영란법’ 시행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시장 침체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젊은 층을 중심으로 수입·수제맥주나 와인 등 대체주가 소비되는 것도 위스키 시장의 침체를 부추기고 있다. /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