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2대 주주, “머스크가 CEO일 필요 없어”

영국 투자회사 베일리 기퍼드 대표 제임스 앤더슨
인터뷰 통해 머스트 부정하는 의견 밝혀
앤더슨 발언 후 테슬라 주가 3% 하락
미 SEC와도 갈등 겪는 머스크, 엎친데 덮친 격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연합뉴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테슬라의 2대 주주가 머스크의 입지를 위협하는 발언을 내놨다.

영국 소재 글로벌 투자회사 ‘베일리 기퍼드’의 대표 제임스 앤더슨은 5일(현지시간) 증시 전문 주간지 배런스(Barron‘s)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머스크가 (회사 내에서) 다른 역할을 갖는 것에 반대하지 않는다. 그가 CEO이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베일리 기퍼드는 테슬라의 지분 7.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사로, 보유 지분 가치는 38억 달러(약 4조 3,000억원)에 이른다.


19.7%의 지분을 보유한 머스크 다음으로 많은 지분을 보유한 2대 주주의 이 같은 발언에 테슬라의 주가는 3% 넘게 하락했다.

앤더슨의 언급은 최근 머스크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티격태격하는 상황과 관련해 그의 거취 논란에 불을 지폈다. 경제매체 CNBC는 이날 베일리 기퍼드 측 언급을 놓고 그간 머스크를 지원사격 해오던 2대 주주가 SEC의 ‘머스크 축출 시나리오’ 마저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인 것이라고 논평했다.

SEC와 머스크는 지난해부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머스크가 ‘상장폐지 트윗’을 게시해 미국 증시를 발칵 뒤집어 놓으면서 SEC가 증권사기 혐의로 그를 고소했기 때문이다. 고소 건은 머스크가 벌금을 내고 독립적 이사회의 감시를 받는 조건으로 취하하면서 일단락됐지만 SEC는 독립적인 사외이사들에게 머스크의 트윗을 감시하라고 주문했다. 최근 SEC는 머스크가 “테슬라는 2011년 자동차 0대를 만들었지만, 2019년에는 50만대 가량 만들 것”이라고 밝힌 트윗에 대해 투자자들을 부정확한 정보로 오도했다며 법정모독죄를 물어야 한다고 압박했다.

/정현정 인턴기자 jnghnji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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