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상장사협의회에 따르면 섀도보팅 폐지로 감사 선임 안건이 어려운 상장사는 154곳으로 지난해(56개)보다 3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주총대란이라는 ‘예측 가능한 혼란’에도 대주주 의결권을 3%로 제한한 ‘3%룰’ 때문에 기업은 속수무책이다. 특히 올해는 감사 선임건 외에 ‘정관변경’이 새 변수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코스닥 상장사의 한 관계자는 “오는 9월 실물증권을 대체하는 전자증권제도 시행 때문에 대부분의 상장사가 정관을 변경해야 하는데 정관변경 안건은 전체 의결권 주식의 3분의1, 출석주식 3분의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하는 특별결의 요건이어서 감사 선임보다 까다롭다”고 말했다. 감사 선임에 더해 예상치 못한 변수가 섀도보팅 폐지 이후 연이어 불거지는 형국이다.
그 사이 엘리엇 ‘후발주자’들이 속속 주총장의 표 대결을 유도하고 있다. 미국계 행동주의펀드인 돌턴인베스트먼트는 지난 5일 현대홈쇼핑에 배당 확대를 요구하는 주주제안을 전달했다. 지분 2.5%를 보유하고 있다는 돌턴 측은 현대홈쇼핑이 상장 이후 8년간 주주들과 과실을 공유하지 않았다며 순현금성 자산의 절반을 주주환원에 써야 한다고 요구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주주권 행사 확대는 기본적으로 바람직하더라도 (섀도보팅 폐지 등으로) 기업에 불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는 제도보완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양준·조윤희기자 mryesandn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