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대응 노력 미흡한 세계 항공사

세계 20개 대형 상장 항공사들의 기후변화 대응 노력이 전반적으로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은 싱가포르항공 등과 함께 승객 1인당 탄소배출량이 많은 쪽에 속했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영국 런던정경대(LSE)의 그랜섬 연구소는 기업 저탄소 경제 대응준비 평가 프로그램인 TPI(Transition Pathway Initiative)의 지원을 받아 세계 20대 상장 항공사의 기후변화 대응 현황에 관한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에 따르면 일본항공과 ANA항공, 대한항공, 싱가포르항공 등은 승객 1인 비행거리 1㎞당 탄소배출량이 많은 회사에 이름을 올렸다. 탄소배출량이 상대적으로 많은 경우는 노후 항공기 보유 대수, 장·단거리 운항 노선 비율, 화물 운송량, 항공기당 좌석 수 등의 영향을 받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대한항공은 미국 사우스웨스트, 아메리칸항공 등과 함께 기후변화 전략과 탄소배출량 저감 장기 목표 등에서 다른 항공사에 뒤지는 것으로 평가됐다.


반면 미국 델타항공과 유나이티드항공 등이 그나마 기후변화 대응 및 이산화탄소 배출량 저감 노력을 선도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외에도 독일의 루프트한자, 일본 ANA항공이 조사대상 20개 항공사 가운데 기후변화로 인한 경영 리스크를 관리하는 데 앞장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항공사들은 기후변화에 따른 리스크를 경영전략 수립 과정에 반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임원의 급여를 기후변화 대응 목표에 연동시키는 수준의 강력한 조치는 델타항공과 루프트한자 정도만이 시행하고 있었다.

승객 1인의 비행거리 1㎞당 탄소배출량이 가장 적은 업체는 유럽의 저비용 항공사(LCC) 이지젯으로 조사됐다. 이지젯과 함께 호주의 콴타스항공, 알래스카 항공, 유나이티드 항공 등이 탄소배출량 항목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보고서는 “항공 부문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세계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2%에 이른다”며 항공사들이 기후변화의 위험을 관리하는 데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보고서는 카타르항공과 에미레이트항공 등 가장 규모가 큰 일부 항공사들은 비상장사이거나 외국인 투자자 지분율이 낮다는 이유로 조사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설명했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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