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기둥'된 두산인프라, 성과급으로 직원 '氣살리기'

中시장 호조에 영업익 28% 쑥
직원에 역대 최대 성과급 지급
그룹 재무구조 개선 '핵심'으로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며 두산그룹의 ‘기둥’으로 자리매김한 두산인프라코어가 역대 최대 성과급으로 직원 기 살리기에 나섰다. 2015년까지만 해도 대규모 순손실을 기록했던 회사를 탈바꿈시킨 직원들의 공로를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실적은 올해도 작년 수준을 유지하거나 웃돌 것으로 보여 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 속 큰 힘이 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는 최근 직원들에게 역대 최대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각 개인별 핵심성과지표(KPI)를 적용해 일률적인 기준은 없지만, 연 기본급의 20% 수준이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인프라코어 사무직의 경우 급여체계가 ‘기본급=연봉’으로 단순화 돼 있어 직원 한 명 당 적지 않은 금액이 지급됐다. 연봉이 6,000만원인 직원이 20% 성과급을 적용받으면 1,200만원을 가져가는 식이다. 회사 관계자는 “작년 성과가 좋아 직원들에게 높은 수준의 보상을 했다”고 말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8,48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역대 최대 실적이다. 중국 시장의 호조로 전년보다 28.4%나 영업이익이 늘었다.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도 11.0%로 높았다. 2017년 기준 제조업체 평균 영업이익률은 7.6%다.


덕분에 재무구조도 개선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를 압박해왔던 부채비율은 2017년 말 223.8%에서 지난해 말엔 188.7%로 35.1%포인트 감소했다. 순차입금도 같은 기간 3조6,186억원에서 2조9,989억원으로 줄었다. 반면 총 자산은 10조2,761억원에서 11조292억원으로 늘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선전은 두산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이어서 더욱 빛을 발한다. 두산그룹은 지난해 5,51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두산건설 때문에 연쇄 유상증자를 결정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대주주이자 그룹의 중간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두산중공업은 약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하고 이 중 3,000억원을 두산건설에 출자하겠다고 지난달 발표했다.

두산중공업 또한 탈원전 정책과 자체사업 부진으로 지난해 4,21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상황에서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그룹 지주회사 격인 ㈜두산 또한 두산중공업 유상증자에 약 1,500억원을 투입해야 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올해도 작년 수준의 실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두산인프라코어는 내심 영업이익 1조원 돌파도 기대하고 있다. 올해 호조를 보였던 중국시장 외에도 북미 등 선진시장과 중국 외 신흥시장을 개척한다는 계획이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중국에서는 지금처럼 유지를 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나갈 것”이라며 “북미시장은 점유율이 높지 않은 만큼 들어갈 틈이 있고, 신흥시장은 잠재수요가 많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두산인프라코어까지 실적이 저조했다면 두산그룹은 정말 힘든 상황을 맞이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 hs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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