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얄코펜하겐의 디너웨어 컬렉션 블롬스트에 담긴 디저트. /사진제공=한국로얄코펜하겐
백화점과 온라인, 홈쇼핑 등에만 머물던 업체들이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판매를 위해 마련된 오프라인 매장을 늘리는 것을 넘어 고객들이 직접 제품을 사용해보는 ‘체험 마케팅’을 통해 고객 접점을 넓히는 한편 신뢰도를 높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덴마크 왕실 도자기 브랜드 한국로얄코펜하겐은 지난달 19일부터 유명 파티셰 유민주 셰프와 함께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서 ‘블롬스트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유 셰프의 디저트 카페인 ‘글래머러스 펭귄’을 변형한 것으로, 로얄코펜하겐이 10년 만에 선보인 디너웨어 컬렉션 블롬스트에 맞춰 간판까지 바꿔 단 것이 특징이다. 내부도 블롬스트의 콘셉트에 맞게 탈바꿈해 블롬스트의 제작 과정과 페인팅 기법, 제품 등을 볼 수 있도록 꾸몄다.
그간 로얄코펜하겐은 롯데·신세계·현대 등의 백화점과 프리미엄 아울렛 등에서만 구매할 수 있었다. 비교적 고가인 탓에 고객층도 일부에 한정돼 있었다. 하지만 이곳 블롬스트 카페에 방문할 경우 로얄코펜하겐 제품을 쉽게 경험할 수 있다. 글래머러스 펭귄과 함께 개발한 블롬스트 쉬폰 케이크 등 새로운 디저트 세트 메뉴는 물론 차와 음료 등도 블롬스트 제품에 담겨 제공되기 때문이다. 한국로얄코펜하겐 관계자는 “백화점을 벗어난 것은 보다 가까이에서 고객에게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번 블롬스트 카페는 더 많은 고객이 블롬스트를 직접 경험하고 일상 속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특별히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웰빙기업 자이글은 지난해 말 인천 사옥이 위치한 인천 작전동에 고기요리 전문 레스토랑 ‘자이글 그릴(ZAIGLE Grill)’ 직영점을 오픈, 운영하고 있다. 자이글의 제품을 이용해 한우와 한돈 등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으로, 모든 식탁에는 2019년형 신제품 ‘자이글 파티 스페셜’이 비치돼 있다. 자이글 파티 스페셜은 위아래 2중 가열 조리 방식으로 조리 속도가 빠르며, 고기를 자르거나 올릴 때 헤드를 180도까지 회전할 수 있는 제품이다.
자이글의 레스토랑 설립은 실적 감소세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2008년 설립된 자이글은 2015년 매출액 1,000억원을 넘어서고 이듬해 코스닥시장에 상장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왔다. 하지만 홈쇼핑 방송 횟수 감소 등으로 지난해 2017년 매출액은 825억원으로 줄었으며,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은 558억원에 머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처럼 실적이 악화되는 가운데 홈쇼핑 등을 통해 자이글을 만났던 고객들이 레스토랑에서 직접 자이글의 제품을 이용해 음식을 요리하고, 구매까지 이어지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체험 마케팅은 스타트업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크라우드펀딩 중개업체 와디즈는 지난달 경기도 판교 사옥에 최초로 ‘와디즈 체험존’을 오픈, 고객이 현재 펀딩을 진행 중인 제품을 직접 만져보며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와디즈가 체험존까지 운영하며 오프라인으로 보폭을 넓힌 것은 품질에 대한 리스크를 줄이고 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해서다. 와디즈는 지난해 품질 논란에 시달리며 곤혹을 겪었다. 와디즈를 통해 판매된 제품 일부가 불량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크라우드펀딩 특성상 와디즈에서 판매되는 제품들은 아직 시중에 출시되지 않아 소비자가 배송 전까진 실제 제품을 만져볼 기회가 없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였다. 와디즈 관계자는 “정기적으로 체험존을 운영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체험존을 확대해 보다 안전한 크라우드펀딩 생태계 조성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