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097950)이 식품·바이오 양대 주력 사업군 성장뿐 아니라 미국 식품기업 쉬완스 인수 효과까지 누리며 올해 처음으로 연 매출 20조원 이상을 달성할 전망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11월 쉬완스 경영권을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고 상반기 중 인수 절차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연 매출이 2조원 대인 것으로 알려진 쉬완스 실적은 올해 2·4분기부터 CJ제일제당 연결 재무제표에 반영된다. 이에 증권업계에서는 CJ제일제당의 실적 개선세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7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CJ제일제당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9.5% 증가한 20조 4,459억원, 영업이익은 14.8% 늘어난 9,567억원으로 추정된다. 매출액은 처음으로 20조원을 넘어서고 영업이익도 10조원에 근접하게 되는 것이다. 불황에 내수 시장이 위축되고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높았던 지난해에도 매출은 전년 대비 13.3% 증가한 18조 6,701억원, 영업이익은 7.2% 늘어난 8,32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실적에 대해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주력 사업군을 중심으로 고강도 혁신 활동으로 체질 개선에 주력하면서 성장성과 수익성을 개선 중”이라며 “식품 부문에서는 햇반, 비비고 만두 등 가정간편식(HMR) 분야 주력 제품 판매 호조와 해외사업 성장으로 가공식품 매출이 크게 늘었고 바이오 부문에서는 사료용 아미노산 판매 확대에 브라질 CJ셀렉타 등 해외기업 인수 효과가 더해졌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월 30만 8,000원까지 하락했던 CJ제일제당 주가는 이달 들어 2.17% 상승하며 15일 32만 9,000원으로 올라섰다. 최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기관 투자자들의 매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CJ제일제당에 대해 연기금은 8일부터 15일까지 6거래일 동안 69억원, 외국인은 11일부터 5거래일 동안 142억원 규모를 각각 사들여 주가를 뒷받침했다.
CJ제일제당은 올해도 HMR 주력 제품 성장과 충청북도 진천의 식품통합생산기지 본격 가동을 통해 생산 효율성 제고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바이오 부문에서는 연구개발(R&D) 기반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제품군을 확대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생물자원 부문은 수익성 제고에 집중하기로 했다. CJ그룹 차원에서 주력하고 있는 글로벌 시장 공략은 미국, 중국, 베트남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가속화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쉬완스 인수는 미국 내 400여개의 물류센터를 보유하고 있는 쉬완스의 인프라를 활용해 미국 전역에서 브랜드 인지도 및 매출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증권업계에서는 쉬완스 인수에 따른 긍정적인 시너지를 전망하고 있다. 박애란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쉬완스 인수 효과가 CJ제일제당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면 전체 매출에서 해외 비중이 50%에 육박하게 되고 미국 사업 성장이 더욱 부각되면서 기업 가치 상승을 견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수 자금 확보에 따른 부담은 예상보다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인수 후 CJ제일제당의 지분율은 기존 80%에서 70%로 낮아져 자금 부담이 줄었다. 또한 CJ제일제당의 자금 확보 여력도 충분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CJ제일제당은 시가 8,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서울 강서구 가양동 부지 등 매각이 가능한 비핵심자산을 확보하고 있고 지난해 3·4분기 별도 재무제표 기준 투자자산 3조 3,000억원 상당의 지분과 36만여주 규모의 자기주식도 보유하고 있어 재무 여력이 충분한 상태”라고 평가했다. /박경훈기자 socoo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