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곤 전 닛산자동차 회장. /AP연합뉴스
일본 닛산 자동차가 개인 비리 혐의로 해임된 카를로스 곤 전 르노그룹 회장이 맡았던 닛산차 회장직을 당분간 공석으로 두고 아예 폐지도 검토하기로 방침을 굳혔다.
18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닛산차 거버넌스 개선특별위원회는 전날 개최한 4차 회의에서 닛산차 회장직을 일단 공석으로 두고 그동안 회장이 겸임하던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가 맡도록 제안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닛산차는 오는 27일 특별위원들이 마지막 회의를 열어 최종안을 확정하면 이 안을 토대로 올 6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회장이 이사회 의장을 겸임토록 한 정관을 바꿀 예정이다.
르노-닛산-미쓰비시 3사 연합체(얼라이언스)를 구성하는 프랑스 르노그룹과 일본 닛산차는 곤 전 회장이 작년 11월 보수 축소 신고 혐의 등으로 일본 검찰에 체포된 뒤 닛산차 회장을 어느 쪽이 맡을 지를 놓고 신경전을 벌여왔다.
르노 지분 15.01%를 보유한 프랑스 정부는 장 도미니크 세나르 르노그룹 회장이 닛산차 회장을 맡아야 한다는 입장이었고, 닛산차는 특위가 제시하는 의견을 바탕으로 결정하자고 맞서 왔다.
닛산차가 회장직을 공석으로 남긴 데 이어 폐지까지 검토하고 나선 것은 곤 전 회장이 이사회 의장까지 겸임하며 권한이 집중되어 있던 것이 부정을 저지르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과거 곤 전 회장 체제에서는 곤 회장이 경영은 물론 3사 얼라이언스의 이사회 의장까지 맡아 막강한 1인 체제로 권력을 장악해왔다. 이에 따라 이사회의 감시기능이 약화하면서 최고경영자(CEO)가 회삿돈을 함부로 쓰는 등 부정을 저지르는 결과에 이르렀다는 지적이다.
이에 3사 연합체는 앞서 지난 12일 곤 전 회장에게 집중됐던 이전 체제를 해체하고 3사의 CEO로 구성된 새로운 회의체를 만들기로 합의했다. 새 회의체는 곤 전 회장 체제에서 네덜란드에 있는 2개 총괄회사를 대신해 기업 협력과 관련된 실무와 경영을 감시하는 기관으로서 매월 파리 또는 도쿄에서 회의를 개최하게 된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