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디스플레이 업계의 물량 공세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한국 디스플레이 업계는 지난해 출하량 기준 1위 자리를 중국에 내준데 이어 올해 면적 기준 1위도 중국에 내어줄 전망이다. 중국 업체들의 계속된 설비 증설로 패널을 대형화라고 있다는의미다. 전문가들은 국내 업체들이 절대 우위를 차지하던 대형 패널 시장에서도 중국 업체들의 공급 과잉과 가격 하락 압박도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034220) 등 국내 업체들은 8K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초고가·초대형 패널 시장 공략과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해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의은 19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코리아 디스플레이 콘퍼런스 2019’에서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지난해 출하량 1위를 달성한 데 이어 올해 면적 기준 점유율도 1위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9인치 이상 대형 TFT 패널 출하량 기준 시장점유율은 중국이 34%로 한국(28%)를 앞질렀다. 올해는 격차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중국의 점유율은 38%인 반면 한국은 26%로 전망된다. 면적 기준 점유율 1위도 중국에 내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면적 기준 점유율은 한국이 37.1%, 중국이 31.6%를 기록했으나 올해는 중국이 40.6%로 한국(33.8%)를 앞지를 전망이다.
점유율 역전은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물량 공세 갈수록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BOE는 올해 두 번째 10.5세대 팹인 ’B17‘의 가동을 시작하고, 차이나스타(CSOT)도 10.5세대 ’T6‘ 가동을 본격화한다. 또한 폭스콘의 자회사 사카이SIO인터내셔널(구 샤프)도 오는 10월 광저우 팹에서 10.5세대 LCD 양산에 들어간 예정이다. 중국 업체들의 신규 공장 건설으로 오는 4·4분기 10세대급 팹의 생산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82%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 업체들의 물량 공세가 갈수록 거세지면서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중국 업체들의 물량 공세에 맞서기는 어려운 만큼 기술 경쟁력을 앞세워 새로운 시장 선점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 상무는 ”국내 업체들이 살아남는 방법은 패러다임 전환 밖에 없다“며 ”새로운 시장을 열고 헤게모니를 지속적으로 가져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는 중국 업체와의 차별화를 위해 올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전망이다. 우선 LG디스플레이는 올해 5년 만에 배당을 하지 않고 7년 만에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는 등 투자 재원 마련에 나서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올 상반기 중에 경기 파주에 있는 P10 공장에 10.5세대 OLED 생산 라인에 투자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삼성디스플레이는 조만간 투자심의위원회를 열어 대형 OLED 패널 투자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