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 초대석] 박태훈 왓챠플레이 대표 “디테일 맞으면 외부투자 검토"

투자 유치 한다면 FI선호, SI들과도 상호 비전 논의 할 수 있어
카카오벤처스 초기 투자 큰 도움, 개인 맞춤 서비스로 승부

박태준(왼쪽) 왓챠플레이 대표, 김기준 카카오벤처스 부사장이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이호재 기자

“창업 후 7년 반 동안 투자 제안을 직·간접적으로 받은 게 10여 차례 됩니다. 투자를 유치한다면 왓챠를 키워나갈 시너지를 만들 수 있는 투자자와 협업할 것 입니다.”

20일 서울경제신문 시그널과 만난 박태훈 왓챠플레이 대표는 투자 유치 의향을 묻는 질문에 “재무적 투자자(FI)를 선호하지만 추후 전략적 투자자(SI)과 협업도 고려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왓챠플레이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동영상 콘텐츠 시장의 확대와 함께 정보기술(IT)·콘텐츠 기업들로부터 많은 협업 제안을 받고 있다. 포털서비스 업체·이동통신사 등이 자사 서비스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로 동영상 콘텐츠 시장에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왓챠플레이는 10여 군데의 대기업으로부터 직·간접적으로 인수 및 투자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는 글로벌 OTT 넷플릭스, SK텔레콤의 옥수수 등 유력 서비스 사이에서 왓챠플레이가 자리 잡을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꼽았다. 왓챠플레이는 다른 OTT서비스에 비해 최신 콘텐츠에 집착하지 않는다. 그는 “최신작 서비스에 집중하면 최신작 위주로만 소비가 이뤄지게 되고 결국 콘텐츠 몇 만개를 가져와도 콘텐츠가 모자란 상황이 된다”며 “다양한 사람들의 취향에 맞는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고객에 더 높은 만족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왓챠플레이 총 콘텐츠 재생 중 추천을 통한 시청이 약 70%에 이른다.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고객 평가 데이터 확보에도 적극적이다. 시청자들의 콘텐츠에 대해 평가한 별점 데이터가 5억개에 이른다. 왓챠플레이의 가입자가 500만임을 고려할 때 1인당 100개의 평가 데이터를 확보한 셈이다. 박 대표는 이 같은 데이터 확보가 콘텐츠 수급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그는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오려는) 콘텐츠가 어느정도 가치가 있는지 정량적으로 계산할 수 있고 합리적인 가격에 영상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전략을 기반으로 최근 디즈니 등 헐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 6곳 모두와 콘텐츠 공급 계약도 마쳤다. 그는 “(콘텐츠 수나 장르 기준) 한국 월정액 OTT 서비스 중 가장 잘 구색을 잘 갖췄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왓챠플레이의 성장엔 카카오벤처스의 초기 투자도 한 몫했다. 카카오벤처스는 왓챠플레이가 베타서비스를 출시한 2012년 8월 씨드라운드에 1호펀드를 통해 8억원 가량을 투자했다. 이후 추가 투자는 없었지만 카카오벤처스는 기업홍보와 비즈니스 네트워크 소개, 경영 컨설팅 서비스 등을 지원했다. 특히 박 대표는 카카오벤처스가 제공한 벤처투자회사 경영자(CEO)들과의 정기적인 모임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비슷한 성장 단계의 CEO들이 모여 자신들의 고민을 나누고 네트워크를 형성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는 설명이다.

김기준 카카오벤처스 부사장은 “서비스를 개발한 뒤 빠르게 고객 피드백을 반영하는 모습에 임지훈 전 대표가 높은 평가를 내릴 만큼 초기부터 (왓챠플레이는) 매력적인 회사였다”며 “(회사 구성원의) 개인별 역량·팀워크·비범함 등 사람들과 관련된 부분을 높이 평가해 투자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왓챠플레이의 창업 멤버는 박 대표의 대학교 친구·동아리 후배·전 직장 동료 등으로 구성됐다.

카카오벤처스는 왓챠플레이 투자 성공을 계기로 투자 이후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투자회사 발굴도 중요하지만 회사 성장을 도운 뒤 성공적으로 투자 회수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외부전문가들과 투자한 회사들 간 네트워크를 만들어 주는 등의 벤처기업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민석·박호현기자 seok@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