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온·오프라인으로 분화하고 업태도 다양해졌다지만 트렌드를 선도하는 곳은 여전히 백화점이다. 백화점을 다니다 보면 해가 다르게 국내외 여러 브랜드 매장이 계속해서 새로 들어서고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다양한 콘텐츠가 채워진 모습을 보게 된다. 이것들을 채우는 건 백화점 상품기획자(MD)의 몫이다. MD는 이미 백화점에 입점해 있는 브랜드 관리부터 새로운 브랜드 도입과 판매, 관리까지 모든 과정을 담당한다. 업무 범위가 영업·기획·구매에 걸쳐 전반적으로 넓다. 이 때문에 영업관리 혹은 매장관리라는 이름으로 영업직과 MD의 업무가 혼재된 경우도 많고 경영지원 직무에 마케팅이 포함되기도 한다. 유통업체들은 근로시간 단축 등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신입직원 채용에 힘쓰고 있다. 진학사의 취업정보사이트 캐치(CATCH)의 도움을 받아 국내 주요 백화점의 MD 및 영업 직군의 채용 트렌드를 살펴봤다.
주요 백화점들은 MD라는 이름 외에도 경영일반, 영업관리, 영업, 매장관리 등 다양한 이름의 직무를 통해 관련 업무 종사자들을 뽑는다. 백화점 업계 1위 롯데백화점은 경영일반, MD 직무를 채용하고 있다. 경영일반직은 기획·마케팅·해외사업·경영지원으로 크게 나눈다. 기획부문은 기획·손익·리테일 연구개발(R&D) 및 기타 프로젝트 팀으로 다시 분류되며 마케팅부문은 영업·서비스·광고 전략, 마케팅 운영·기획 등으로 나눈다. MD 직무는 상품본부에서 각각 MD전략, MD개발, 잡화·여성, 식품, 남성·스포츠, 생활·가전, 해외패션으로 배치된다. 롯데백화점은 상·하반기 그룹 공채, 스펙을 전혀 보지 않는 ‘스펙태클’ 채용, 하계·동계 인턴십 등을 통해 대졸 신입사원을 채용한다.
현대백화점은 영업관리, 영업지원 직무를 뽑는다. 영업관리직은 크게 의류·잡화·식품 분야로 나누며 총체적으로는 협력회사, 행사, 브랜드 관리를 통한 지속적인 매출확보를 담당한다. 입사 시기에 따라 담당 분야를 배치받으며 의류·잡화·식품 분야를 선택해서 들어가기는 어렵다. 영업지원 직무는 판매기획과 회원서비스로 나뉜다. 판매기획은 이벤트나 판촉행사의 기획을 담당하며 전체적인 매출을 관리한다. 회원서비스는 현대백화점 전용 백화점카드인 현대백화점카드의 운영과 함께 관련 개인정보를 마케팅으로 활용하는 마케팅 업무를 담당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스펙타파 오디션인 워너비 패셔니스타 전형, 현장 면접을 통해 채용하는 캠퍼스 리크루팅, 학교추천을 통한 캠퍼스 리퀘스트 등 3가지 방법으로 채용한다.
신세계백화점은 매입, 경영지원, 매장관리 직무를 채용한다. 그 중 매입 직무가 MD 업무와 유사하다. 매입 직무에서는 브랜드 및 상품을 관리하고, 신규 브랜드 발굴과 상품 기획을 담당한다. 최근 들어서는 경쟁사와 차별화를 위해 편집매장 개발이나 해외 브랜드 직매입 등의 업무 비중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경영지원 직무에는 재무, 인사뿐만 아니라 마케팅 업무도 포함한다. 마케팅 부문에서는 전략기획·판촉기획·광고·CRM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매장관리 직무는 매출관리, 매장관리, 사원관리, 고객서비스관리 업무를 담당한다. 신세계 그룹은 ‘프로페셔널 인턴십’ 수료자를 대상으로 신입사원을 뽑는다. 면접 이후의 인턴십을 수행해 이를 수료한 후 면접 전형을 또 통과해야 최종합격이다.
명품에 특화된 백화점인 갤러리아백화점은 영업·MD와 영업지원 직무를 채용한다. 영업·MD직무는 백화점 전체의 영업관리와 의류·잡화·식품·리테일 MD 업무를 담당한다. 특히 명품으로 콘셉트를 차별화했고 직매입 비중도 늘리고 있어서 MD 직무의 역할을 강조하는 추세다. 갤러리아백화점의 프리미엄 이미지가 인기 요인이 되기도 한다. 영업지원 직무는 영업관리와 매장지원 업무를 수행한다. 영업관리는 의류, 잡화 등의 상품 매출관리, 매장 환경 관리, MD 조정 및 제안 등의 업무를 맡는다. 매장지원 담당자는 각 점포나 사업장 전반의 고객관리, 영업활동 지원, 상품지원 등을 수행한다. 백화점을 운영하는 업체인 한화갤러리아는 영업·MD, 영업지원 직무를 채용할 때 패션 관련 전공자 및 관련 경험 보유자, 외국어능력 우수자를 우대한다.
백화점 MD는 소비자, 협력업체, 유관부서와 협업하는 일이 많기 때문에 일정관리 능력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또한 기본적인 상품 지식을 바탕으로 이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필수적이며, 유사 업계 아르바이트나 인턴과 같은 직무경험도 중요하다. 김준석 진학사 캐치본부장은 “백화점 MD는 시기에 맞는 트렌디한 상품을 매장에 잘 배치해야 한다”며 “시장분석을 통해 트렌드를 읽고, 센스를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도움말=진학사 캐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