뮬러 특검 “트럼프-러시아 공모 증거 찾지 못했다”

최대 아킬레스건 벗어나면서 탄핵 위기 모면
정치 리스크 해소되며 비핵화 논의 속도낼지 관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러시아 커넥션’ 수사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워싱턴DC=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개월에 걸친 로버트 뮬러 특검 조사에서 자신의 정치적 아킬레스건이었던 ‘러시아 커넥션(러시아의 2016년 미 대선 개입)’ 의혹을 벗었다. 당장 야당의 탄핵 공세를 잠재우며 국내의 정치적 부담을 덜게 된 트럼프 대통령이 본격적인 재선 준비에 착수하면서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도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윌리엄 바 미 법무장관은 24일(현지시간) 하원 법제사법위원회에 제출한 특검 수사 결과 보고서 요약본에서 뮬러 특검팀이 지난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 측과 러시아 간의 공모 사실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바 장관은 4쪽 분량의 요약본에서 “러시아 인사들이 트럼프 캠프에 여러 제안을 했지만 트럼프 캠프가 러시아와 공모하거나 협력한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뮬러 특검은 또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방해 의혹에 대한 유무죄 판단을 유보한 채 바 법무장관에게 이를 결정하라고 했다. 이에 대해 바 장관은 “로드 로즌스타인 부장관과 나는 특검 조사 과정에서 확보된 증거들은 대통령이 사법 방해를 저질렀다는 혐의를 확립하기에 불충분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손을 들어줬다.

특검 보고서가 공개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에서 “공모는 없었다. 사법 방해는 없었다”면서 “완전한 무죄 입증”이라고 환영했다.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러시아와의 공모 혐의에 대해 “가장 터무니없는 처사”라고 강조했다.

지난 2017년 5월17일 수사를 시작한 뮬러 특검은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폴 매너포트 전 선대본부장 등 개인 34명과 3개 기업을 기소하며 2년 가까이 수사를 진행해왔으며 22일 수사보고서를 바 장관에게 제출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 부담을 벗으면서 최근 교착상태에 빠진 북한과의 비핵화 논의에 나설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달 말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옛 개인변호사인 제임스 코미 변호사의 의회 청문회 폭로가 결정타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올 만큼 야당의 탄핵 공세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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