꼿꼿한 '강남 3谷' ... 기세유지, 교통에 달렸다

개발호재 많고 주거여건 좋아
9·13대책에도 급매물 안나와
2014년 이후 매매가 조정없어
수서역세권 등 개발 마무리땐
'강남의 교통요지' 가치 상승
"거래뜸해 신중 접근" 주장도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거래는 끊겼지만 개발호재가 많은 데다 주거환경이 좋다 보니 물건을 내놓으려는 사람 자체가 별로 없어 가격은 하락하지 않았어요. 매수 문의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긴 한데 실거주자들이 집을 내놓을 마음이 별로 없어요.”(세곡동 E 공인중개사 사무소 대표)

‘9·13 대책’ 이후 거래절벽과 시세 하락이 지속 되는 가운데 여파가 거의 안 미친 곳이 있다. 서울 강남·서초구 등에 위치한 ‘세곡·자곡·내곡 등 ‘강남 3곡’이 주인공이다. 세 지역 모두 내곡지구(내곡동), 세곡2지구(자곡동), 세곡지구(세곡동) 등 공공택지개발지구가 조성된 곳이다. 주변 중개업소에 따르면 실수요 위주로 시장이 형성 되면서 급매물도 잘 나오지 않고 시세 역시 꾸준히 오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대책에도 꾸준히 오르는 시세 = 27일 리얼투데이 분석에 따르면 ‘강남 3곡’ 아파트값은 2014년 이후 단 한 번의 조정기도 없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 2014년부터 올해 3월까지 세곡동은 3.3㎡당 평균 매매가격이 1,721만 원에서 2,644만 원으로 53.6%가 올랐다. 자곡동은 2,075만 원에서 3,355만 원으로 61.6%, 내곡동은 2,165만 원(2015년)에서 2,955만 원으로 36.4% 각각 상승했다. 최근 들어 강남을 비롯한 다른 지역들의 매매가가 하락하고 있는 모습과 대비된다.


3곡 지역은 개발 초창기였던 2011년 공공택지개발지구 분양 때와 비교하면 2~3배가 올랐다. 강남에선 드물게 녹지가 풍부하고 조용한 편이어서 실거주 수요자들의 만족도가 특히 높다. 강남권에서는 ‘이름값’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이 때문에 오히려 집값이 상대적으로 낮다 보니 실수요가 꾸준하다.

세곡동 세곡푸르지오 전용 59㎡는 지난해 9월 9억 6,000만 원에 팔린 이후 거래가 끊겼지만 호가는 오히려 10억 원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자곡동 래미안강남힐즈의 전용 101㎡도 15억 원대 호가를 꾸준히 유지 중이다. 세곡동 강남효성해링턴코트는 지난 1월 14억 4,500만 원(전용 105㎡)에 두 건이 거래됐는데, 지난해 9월 거래된 시세와 비슷한 수준이다.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급매물 자체가 거의 안 나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개발호재도 많아 … 일부 신중론도 = 부동산업계에서는 ‘강남 3곡’의 주변 호재가 많아 부동산 침체기만 지나면 다시 한 번 큰 폭의 상승을 기대할 만하다고 예상하고 있다. 2021년을 목표로 추진 중인 수서역세권 개발 사업과 GTX 노선 통과, 위례 ~ 과천선 개발 등 호재 요인이 많다. 여기에 강남권 및 위례신도시, 판교 등 주변 생활권과 가까워 인프라를 다양하게 누릴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수서역세권 개발이 마무리되면 우수한 교통 편의를 바탕으로 ‘강남의 교통 요지’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다만 가격 하락이 상대적으로 더딜 뿐 상승세는 멈춘 상태고 거래도 이뤄지고 있지 않은 만큼 현명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주변 그린벨트 지역이 많아 개발에 어려움이 있는데다 자곡동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지하철과 맞닿아 있는 곳이 없다는 단점도 있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3곡 지역도 서울 다른 지역의 부동산 상황과 비슷하게 흘러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수서역세권 등 주변 개발 상황의 진척 여부에도 영향을 많이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진동영기자 jin@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