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양 슈로더 에드벡 글로벌 벤처투자 총괄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실패하기 때문에 벤처캐피털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 이 같은 벤처캐피털에 대한 통념은 많은 면에서 잘못된 생각이다. 벤처캐피털이 투자한 회사의 20~30%가 시장에서 사라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동시에 다른 20%의 스타트업은 2억5,000만달러 이상의 투자가치를 창출한다. 바로 이 20%의 기업들이 벤처펀드 수익의 80%를 좌우한다. 개별 벤처투자는 주식시장보다 리스크가 더 높겠지만 분산된 벤처캐피털 포트폴리오는 그렇지 않다. 방대하게 기업 및 섹터를 다변화해 리스크를 완화하고 이를 통해 손실폭을 줄일 수 있다.
모의분석 도구를 활용해 투자하고 있는 기업들의 초기 투자금 조달 및 투자회수 시점의 실현 밸류에이션을 분석해봤다. 그 결과 개별 벤처투자는 리스크가 높지만 포트폴리오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리스크가 바로 줄어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개별 투자건 간 연관성이 낮은 포트폴리오의 분산 효과를 입증한 것이다.
두 번째 잘못된 생각은 ‘벤처투자 시 마켓 타이밍을 고려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일부 투자자들은 기술업종의 상장기업들이 고평가됐을 때 기술 기반 기업에 대한 벤처투자를 하기에 적절하지 못한 시기라고 판단한다. 하지만 벤처투자 결정 시에는 마켓 타이밍은 고려하지 않아도 된다. 벤처투자 초기의 기업가치는 아이디어의 강점, 개발 단계, 기업의 경영진 등 공모시장과 완전히 무관한 요소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벤처투자는 일반적으로 장기투자다. 초기의 출자 약정 이후 실제 투자 및 투자회수는 수년에 걸쳐 발생한다. 이는 적절하지 않은 투자시점에 출자 약정을 해 발생할 수 있는 투자자 손실 리스크를 완화해준다.
공모시장과 벤처투자의 차이를 보여주는 극단적인 예는 지난 1999년 ‘닷컴버블’ 때로, 이 시기에 벤처캐피털 투자자들은 공모시장 투자자보다 상대적으로 손실이 적었다. 당시 평균적인 벤처펀드들의 내부수익률은 연 -0.9%를 유지했고 상위 25%에 드는 벤처펀드는 연 3.2%의 수익률을 달성했다. 전 세계를 강타한 닷컴버블이 최고조로 과열된 시점에 투자했더라도 가장 부실한 실적을 보이는 기업에 투자한 경우가 아니었다면 벤처캐피털 투자자의 손실폭은 평균적인 공모 주식시장보다 크지 않았던 것이다.
‘우수한 벤처펀드 및 투자를 받은 벤처기업에 대한 접근성 확보가 불가능하다’는 오해도 있다.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가장 전도유망한 투자기회를 찾아 가치를 더하는 벤처펀드에 투자하는 게 중요한 것은 분명하다. 경험이 풍부한 투자자(LP)와 함께 투자를 하거나 펀드오브펀드(fund of funds) 형태의 투자를 통해 이 부분은 보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