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의 향기] 창덕궁 희정당

봄,가을로 개방이 결정된 보물 제815호 창덕궁 희정당 외관. /사진제공=문화재청

보물 제815호로 지정된 창덕궁 희정당은 본래 침전이었다. 처음 지은 시기는 확실하지 않으나 연산군 2년(1496년)에 ‘숭문당’이라는 건물이 소실되는 바람에 그 자리에 다시 지으면서 이름을 ‘희정당’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조선 후기부터 임금의 집무실로 사용되던 희정당은 몇 차례의 화재를 겪었다. 지금 있는 건물은 일제강점기인 1917년에 불에 탄 것을 1920년에 다시 지은 것인데 새로운 자재를 쓰지 않고 경복궁의 침전인 강녕전을 헐어다 건립했다.


규모는 앞면 11칸, 옆면 4칸이고 지붕은 옆에서 볼 때 여덟 팔(八)자 모양인 팔작지붕이다. 겉에서는 전형적인 한식건물로 보이지만 실내장식은 서양식이다. 앞면 9칸, 옆면 3칸을 거실로 하고 그 주위는 복도로 사용됐다. 응접실을 중심으로 서쪽은 회의실, 동쪽은 여러 개의 방으로 나누어 썼다.

희정당에는 조선의 마지막 궁중장식화로 불리는 그림 두 점이 대청 양쪽의 동·서 침실 문 윗부분에 벽화처럼 걸려있다. 순종의 명을 받아 해강 김규진이 그린 ‘금강산총석정절경도’와 ‘금강산 만물초승경도’이다. 조선 후기와 대한제국시대에 왕의 사무실과 외국 사신 접대용도의 공간으로 사용된 점, 한식과 서양식이 어우러진 건물이라는 점 등이 시대의 변천사를 보여준다. 문화재청은 창덕궁 희정당을 4~5월과 9~10월 사전 예매를 통해 관람 가능하게 개방했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