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포기하고 LG전자 입사...후회 없어요"

■'LG-코이카 희망직업학교' 1기 졸업생 바루다씨
LG, 6·25 참전국 에티오피아서
주민자립 위해 IT 기술 등 교육
우수학생은 두바이 법인서 연수
류광진 명장은 아버지 같은 분
수리기사로 성장할 수 있게 격려
세계최대 OLED스크린 전담 기뻐
글로벌 B2B 전문가로 성장할 것


오는 5월1일 LG전자(066570)에 특별한 직원이 입사한다. LG전자가 지난 2014년 에티오피아에 설립한 ‘LG-코이카 희망직업훈련학교’ 1기 졸업생으로 LG전자 두바이서비스법인(LGEME)에서 일하게 된 물루켄 바루다(사진)씨가 주인공이다.

희망학교 졸업생이 실제로 LG전자에 입사하는 것은 바루다씨가 처음이다. 희망학교는 LG전자가 6·25전쟁 참전국인 에티오피아 주민들의 자립을 돕기 위해 설립한 학교로 3년간 정보통신·멀티미디어·가전 등 다양한 제품에 대한 수리기술 등을 무상으로 가르치고 우수한 학생을 선발해 두바이법인에 연수를 보내왔다. 바루다씨는 이 과정에서 3년 연속으로 ‘과 수석’을 차지했다.

최근 LG전자 본사에서 교육을 받기 위해 방한한 바루다씨는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에티오피아 의과대학을 포기하고 LG전자에 입사했지만 후회는 없다”며 “의사는 부모님의 꿈이었지만 어릴 때부터 엔지니어를 꿈꾼 만큼 LG전자 희망학교 설립 소식을 들었을 때 주저 없이 지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에티오피아에서 ‘TV는 LG’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인지도가 높다. 그래서 바루다씨는 성적이 좋지 않을 때 ‘내가 과연 LG전자에 들어갈 수 있을까’ 생각하는 등 포기할 뻔한 순간도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희망을 버리지 않은 것은 그때마다 꿈을 잃지 말라고 격려해준 LG전자의 류광진 명장이 있었기 때문이다. 류 명장은 “실패는 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자라는 과정”이라며 “성취하고자 한다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다독여줬다.

바루다씨는 “류 명장은 기본적인 전자기기 수리기술은 물론 수리기사로 성장하기 위한 인성과 커뮤니케이션 스킬 등을 가르쳐준 분”이라며 “멘토로서 학생들에게 고민이 있을 때마다 다가와 공감해주고 상담해줬기 때문에 더욱 의지하고 아버지처럼 느끼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바루다씨 같은 또 다른 ‘희망학교 출신 LG전자 입사자’가 나올 수 있을지 묻자 그는 망설임 없이 “그렇다”고 답했다. 바루다씨는 “이론과 실무를 동시에 가르치기 때문에 희망학교의 교육 수준이 아주 높다”면서 “두바이 연수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에게 동기부여가 많이 되고 LG전자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고 전했다.

입사 후 바루다씨는 기업간거래(B2B) 콘텐츠 개발이나 현장 이슈 지원 활동을 하게 된다. 그는 “‘기네스북’에 ‘세계에서 가장 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올레드) 스크린’으로 등재된 두바이몰 사이니지에 문제가 발생하면 우리가 직접 수리를 맡게 된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며 “현재 LG가 B2B 시장에 주력하고 있고 시장이 더 커질 수 있는 만큼 더 경쟁력 있는 글로벌 B2B 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