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질 일자리 늘리고 채용확대...韓경제 재도약 이끄는 중견기업

설비투자 확대 기조에 발맞춰
올 인재채용 대폭 늘릴 가능성
신입 평균연봉 3,100만원대에
해외연수 등 보상제도도 다양

한국 산업계의 허리 역할을 하는 중견기업계의 채용 확대 기조가 주춤해지는 가운데 일자리의 질은 해를 거듭할수록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견기업계는 적극적인 투자 확대 기조에 발맞춰 채용도 최대한 늘려 사회적인 역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중견기업 1,021개 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중견기업계는 지난 2017년 총 25만3,952명을 신규채용했다. 이는 2016년의 20만102명에 비해 26.9% 늘어난 것이다. 2017년의 개별 중견기업 당 신규채용 인원은 63.6명 수준이다.

중견기업계의 2018년 신규 채용 실적은 아직 집계 중이지만, 당초 16만 2,057명 채용 목표를 밝힌 바 있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최저임금 인상과 급변한 노동정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예상된다. 중견기업들의 2019년 신규 채용 계획은 15만 9,225명에 그친다.


하지만 올 들어 중견기업계의 설비투자가 활발해지고 있어 인재 채용을 늘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견기업의 2017년 설비투자액은 21조8,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5.7% 감소했으나 2019년 투자는 25조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설비투자와 함께 인재에 투자해 미래를 대비하겠다는 중견기업들이 늘고 있는 만큼 올해 중견기업계 전체적으로 채용 규모는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불경기로 국내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은 만큼 해외로 눈을 돌리는 중견기업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국어 능력, 글로벌 영업 및 커뮤니케이션 등 해외 업무 경험을 가진 인재가 각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수출 분야 중견기업 중 2017년 신규 해외 시장을 개척한 기업은 8.6%로 전년 대비 1.7%포인트 늘었다. 수출 중견기업 당 평균 현지 법인 수는 3.6개다. 이들 법인에 파견돼 현지 채용 직원과 함께 일할 인재를 비롯해 글로벌 업무 전반을 수행할 수 있는 인력을 선호한다는 분석이다.

일자리의 질적인 측면에서 중견기업의 급여 수준 역시 나쁘지 않은 편이다. 2017년 기준 대졸 신입사원 평균 연봉은 3,100만원 선이다. 박사학위 소지자의 평균 연봉은 3,500만원이 넘는다.

중견기업의 전체 직원 대비 이직자 비율은 22%로 조사됐다. 이직 사유를 ‘개인 사정’(36%)으로 답한 경우가 가장 많지만 ‘중견기업 스카우트’(10.1%), ‘대기업 스카우트’(8.9%)로 답한 경우도 많았다. 다른 기업으로 이직해 개인의 발전을 꾀할 수 있는 발판이 되기도 한다는 뜻이다.

중견기업들은 양질의 성과보상 제도도 갖춰가는 중이다. 2017년 기준 어떤 성과보상제도를 시행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성과급’(70.1%·이하 ), ‘승진’(45.5%), ‘해외연수 또는 여행’(11.5%) 순으로 답했고 직무 발명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기업도 5.2%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원익 중견련 상근부회장은 “중견기업은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와 고용 확대를 통해 한국경제 재도약을 이끌 핵심 동력”이라면서 “중견기업 경영환경 개선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실효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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