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이 놓였던 자리를 보겠다고 생각하면 헤드업을 막을 수 있고 보다 자연스러운 스윙을 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EPA연합뉴스
구력이 쌓여도 골프가 제자리걸음인 이유 중 하나는 늘 같은 생각으로 같은 실수를 반복하기 때문이다. 볼 앞에만 서면 부정적인 생각이 스멀스멀 살아나거나 아무 생각이 없는 백지 상태가 되기도 한다. 다른 골퍼로 거듭나려면 생각을 바꿀 필요가 있다. 발상의 전환으로 기량 향상을 이룬 고수들의 조언은 귀를 기울일 만하다.
◇샷은 어드레스부터→루틴부터= ‘스윙’은 어드레스부터 피니시까지 2.5초면 끝나는 동작이다. 이에 비해 ‘샷’은 스윙하기 전 반복적으로 행하는 프리샷 루틴을 포함한다. 우선 타깃을 정하고 ▦연습 스윙을 한 뒤 ▦클럽헤드를 볼 뒤에 직각으로 내려놓고 ▦양발을 정렬하고 ▦클럽을 가볍게 까딱하는 왜글을 한 뒤 ▦목표를 다시 한번 바라보는 식이다. 매번 똑같은 프리샷 루틴을 가져가면 샷 일관성이 높아진다. 불안감이나 잡념을 없애고 샷에만 몰입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된다.
◇볼을 때린다→클럽을 휘두른다= 골프가 볼을 때리는 운동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사실 골프스윙은 몸을 회전시켜 클럽헤드에 원심력과 운동에너지를 부여하는 동작이다. 죽어 있다가 그저 클럽에 맞아 날아가는 볼에 집중하는 것보다는 내 의지에 따라 움직이는 클럽에 신경을 쓰는 것이 훨씬 자연스러운 스윙을 만들어내는데 도움이 된다. 볼이라는 말이 입력되면 볼을 때리려 달려들게 되면서 몸에 힘이 들어가고 굳는다.
◇헤드업 하지 마라→볼 놓였던 자리를 봐라= 스윙을 하면서 머리를 들지 않을 순 없다. 계속해서 머리를 들지 않으면 목을 다칠 수도 있다. ‘헤드업’이라는 말 자체의 강렬함이 오히려 헤드업을 유도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 말아야 할 행동보다는 해야 할 것을 강조하는 편이 훨씬 효과적이다. ‘볼이 맞아 나간 뒤 볼이 놓였던 자리의 지면을 보겠어’라고 주문을 거는 것이다. 그러면 지면이 강조되기 때문에 임팩트 직후까지 고개를 돌리지 않기가 수월해진다.
◇실제 스윙을 연습처럼→연습 스윙을 실제처럼= 빈 스윙과 실제 스윙이 전혀 다른 경우가 대부분이다. 빈 스윙을 프로처럼 하다가도 실제 때 완전히 달라지는 이유는 볼이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제대로 맞혀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인해 어색하고 뻣뻣한 동작이 되고 만다. 실제 샷에서 볼을 제거할 수 없다면 연습 스윙에다 볼을 놓는 수밖에 없다. 연습 스윙을 할 때마다 아무 생각 없이 휘두르는 게 아니라 상상 속의 볼을 놓고 쳐낸다는 기분을 가지는 것이다. 이때 볼의 딤플과 로고까지 뚜렷이 보이도록 구체적으로 상상해야 효과가 크다고 한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