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잠비크 참사는 인재 지적…"시골에는 경보도 전달 안 돼"

지난 17일(현지시간) 사이클론(cyclone) ‘이다이’가 훑고 간 아프리카 모잠비크의 해안도시 베이라의 노바 마을이 물에 잠겨 있다. /베이라=AP연합뉴스

아프리카 남부 모잠비크 베이라시를 강타한 사이클론 ‘이다이’로 인한 사망자가 460명을 넘어선 참사가 인재(人災)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베이라시의 다비즈 시망고 시장은 “베이라의 80%가 파괴됐지만, 사망자는 20명에 그쳤다. 하지만 베이라 이외 지역의 사망자 수는 끔찍하다”며 “이틀 전 적색경보가 발령됐으나 시골에는 전달도 안 됐다”고 말했다.

시망고 시장은 “정부는 이번 참사에 전혀 대비가 안 돼 있었고, 심각한 태만(profound negligence)으로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야당 지도자이기도 하다.


그는 “중앙 경보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다. 홍수 취약 지도도 없고, 당국이 과제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적색경보 관리에도 심각한 태만이 있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망고 시장은 거듭 “모잠비크는 대비가 안 돼 있었다. 보트도, 헬리콥터도, 인명구조 수단도 없었다”며 “사람들은 외부 도움으로 구조됐다. 내부의 재난대응 능력은 제로(0)였고, 그 결과 매일 사망자 명단이 갱신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모잠비크 사람들을 구조한 것은 우연히 그 지역에 선박이 정박 중이던 남아프리카공화국 공군과 인도군이었다.

또 모잠비크 의학협회의 헨리키스 비올라 사무총장은 “콜레라 감염사례 5건이 보고됐다. 사이클론에 대한 총체적 대비 부족이 질병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며 “말라리아, 설사, 콜레라 등의 전염병에 대처할 준비가 얼마나 돼 있는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이어 “정부는 더 준비했어야 한다”며 “국가는 국민을 보호할 책임이 있다. 우리는 이 이슈에 대해 더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이클론 이다이로 인한 공식 집계 사망자 수는 홍수수위가 낮아지면 훨씬 커질 전망이다. 현재 이재민은 13만 명이 넘는다. 더구나 또 다른 홍수 우려도 나온다. 필리프 뉴시 모잠비크 대통령은 “아프리카에서 네 번째로 가장 큰 카호라바사 댐을 포함한 댐들이 걱정된다. 비가 그치지 않으면 댐의 물을 방류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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