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의 한 환전소 앞에서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다. /이스탄불=로이터연합뉴스
국제통화기금(IMF)이 앞으로 신흥국에 심각한 금융위기가 닥쳤을 때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국제결제은행(BIS) 사무총장은 28일(현지시간) 프랑스 중앙은행에서 열린 콘퍼런스에 참석해 이 같은 비판을 쏟아냈다.
카르스텐스 총장은 여러 국가에 타격을 주는 중대한 신흥시장 위기가 새로 불거지면 IMF는 그에 대처할 대출역량이 부족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멕시코 중앙은행 총재 출신인 카르스텐스 총장은 IMF가 현재 설정된 지분율(쿼터) 때문에 충분한 금융자원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IMF는 출자금과 비례하는 지분율을 토대로 운영되는 국제기구다. 개별 회원국의 출자금에는 각각의 상한이 주어지는데 그에 따라 주요 결정이 이뤄질 때 투표권도 제한된다.
카르스텐스 총장은 “IMF의 임무는 위기에 대응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지분율 때문에 위기가 닥쳐왔을 때 자금이 충분치 않고 즉흥적으로 일 처리를 해야만 하는 문제에 봉착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IMF가 제 임무를 못 한다면 경제적 비용이 막대할 것이기 때문에 다른 이들이 대신 그 일을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IMF에서는 미국이 16.52%로 지분율이 가장 높고 일본(6.15%)과 중국(6.09%)이 그 뒤를 따르고 있다. 그에 따라 IMF의 총투표권 503만1,614표 가운데 미국이 83만1,407표, 일본이 30만9,670표, 중국이 30만6,294표를 점유하고 있다. 신흥국을 비롯한 다른 개별국가들은 그만큼 지분율이 낮고 목소리가 작을 수밖에 없다.
독일에서도 IMF의 지배구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뒤따랐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독일 베를린에서 클라우스 슈바프 다보스포럼 창립자와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급변하는 세상에 맞춰가기 위해 IMF와 세계은행(WB) 등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국제금융기구들을 개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메르켈 총리는 IMF 지분율을 바꾸어야 하고 WB는 자본 규모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이터 통신은 메르켈 총리가 중국의 급격한 성장을 반영할 공간이 필요하다며 국제기구들을 개혁할 필요가 있다고 최근 며칠 동안 수차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