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두순 사건의 피해자를 희화화하는 만평을 그린 만화가 윤서인이 피해자 측에 사과하고 2,000만원을 배상하라는 조정결과가 나왔다./윤서인 페이스북
조두순 사건의 피해자를 희화화하는 만평을 그린 만화가 윤서인에 대해 피해자 측에 사과하고 2,000만원을 배상하라는 조정결과가 나왔다. 앞서 윤씨는 지난해 고(故) 백남기씨 유족의 명예를 훼손 혐의로 처해진 벌금을 유튜브 생방송 후원금으로 충당했던 바 있어 이번에도 같은 방식으로 벌금을 낼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모이고 있다.
한국성폭력상담소는 29일 입장문을 내고 “만화가 윤서인의 피해자 비난, 조롱, 악의적 명예훼손의 오랜 행위 역시 바로잡히길 바란다”며 이같이 조정 결과를 밝혔다. 입장문에 따르면 윤씨는 사과와 배상금 외에도 향후 자신의 만화나 유튜브에 피해자 본인과 가족들을 언급하지 못한다.
윤씨는 2018년 2월 조두순 사건의 피해자 가족들을 소재로 한 내용의 웹툰을 그렸고, 언론사 미디어펜은 이를 게시했다. 웹툰이 게재되자 윤씨를 비난하는 여론이 거세졌고 이 같은 웹툰을 그린 윤씨를 처벌해달라는 청와대 국민 청원이 9일 만에 20만 건 이상의 동의를 얻어냈다. 그러나 윤씨는 이에 대해 반성하기는커녕 “내가 싫어하는 표현도 존재하는 것이 표현의 자유다”고 반박했다. 이에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한국여성아동인권센터가 피해자측과 함께 윤서인과 미디어펜을 명예훼손과 모욕죄로 중앙지방검찰청에 고소하고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접수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는 조정결과를 두고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고 모욕하는 2차 피해가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정당화될 수 없음을 법의 테두리 안에서 확인하였다”고 밝혔다.
벌금을 내기위해 구독자에게 후원금을 모금하는 윤서인/윤서인 유튜브 라이브 캡쳐
한편 윤서인은 2016년에도 고(故) 백남기씨 유족의 명예를 훼손한 내용을 그린 혐의로 기소돼 벌금 700만원 형에 처해진 바 있다. 윤씨는 백씨가 위독함에도 딸이 발리에서 휴가를 즐겼다며 관련 글과 그림을 인터넷 사이트와 SNS 계정에 게재했다. 당시 윤씨가 올린 내용은 모두 거짓이었다. 윤씨는 당시에도 결심 공판 최후진술에서 “시사 만화가로서 그 정도의 만평은 할 수 있는 것이 자유 대한민국의 기본적 권리”라고 주장했다.
이후 윤씨는 벌금 700만원을 낼 형편이 안 된다며 유튜브 생방송을 통해 후원금을 직접 모금했다. 그 결과 윤씨를 지지해주는 사람들로부터 벌금 700만원을 훌쩍 넘는 1,400만원 가량을 후원받았다.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후원금에 대한 감사 글을 남기며 “만화 연재도 다 접고 당분간 찌그러지려고 했는데 다시 힘내야겠다”며 자신의 2차 가해에 대한 죄의식이 없는 모습을 보였다.
/정현정 인턴기자 jnghnji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