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제’도 이런 실수를?

LPGA 투어 LA오픈 3R 17번홀서 아이언 샷 뒤땅 나 바로 앞 웅덩이로 데굴데굴
보기로 막은 박인비 4타 차 3위서 역전 우승 도전

박인비가 28일 LA오픈 3라운드 17번홀에서 웅덩이로 들어간 볼을 걷어 올리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FP연합뉴스

‘골프여제’ 박인비(31·KB금융그룹)가 좀처럼 하지 않는 ‘뒤땅’ 실수를 범하고도 선두와 4타 차 3위에 올라 역전 우승을 노린다.


28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윌셔CC(파71)에서 계속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휴젤-에어 프레미아 LA오픈 3라운드. 박인비는 17번홀(파4)에서 핀까지 182야드를 남기고 두 번째 샷을 했다. 9번홀부터 8개 홀 연속 파를 적은 그는 오랜만의 버디를 생각하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언 샷은 생각지도 못했던 ‘뒤땅’을 때렸고 볼은 높이 솟구치는 대신 바로 앞쪽에 있던 깊은 웅덩이로 굴러 들어갔다. 아마추어 같은 실수를 했지만 대응은 여제다웠다. 턱이 키보다 높은 페널티구역이었는데도 세 번째 샷으로 볼을 잘 꺼냈고 그린 주변에서의 네 번째 칩샷은 그대로 들어갈 뻔했다. 홀을 맞고 흘렀고 박인비는 보기로 잘 막았다.

경기 후 박인비는 “중계화면에 안 잡히기를 바랐지만 아마 방송됐을 것이다. 등 쪽이 당기는 느낌이 들었고 스윙을 공격적으로 하지 않으려 했는데도 볼이 너무 빨리 맞았다”고 돌아봤다. 그는 “이런 실수를 한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 사흘 내내 볼이 잘 맞았기 때문에 미스 샷 하나로 불평하기는 그렇지만 너무 안 좋은 샷이었다”고 했다.

8번홀까지 버디 5개(보기 1개)로 한때 공동 선두를 달리기도 했던 박인비는 이날 버디 5개와 보기 2개로 3타를 줄여 7언더파 3위로 마지막 18홀을 맞는다. 11언더파 선두 이민지(호주)와 4타 차다. 역전 우승하면 박인비는 박세리(25승)에 이어 두 번째로 LPGA 투어 20승 고지를 밟는 한국 선수가 된다. 세계랭킹 1위 고진영은 6언더파 공동 4위이고 세계 2위 박성현은 이틀간 5오버파로 컷 탈락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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